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이 기록적 폭우로 물에 잠겼다는 뉴스 보도를 배경으로 ‘파안대소’한 사진이 30일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황 의원은 해당 사진을 기사화한 언론을 향해 “항상 울고 있어야 하느냐”, “악의적 보도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반발했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전후 사정이 어찌됐든 오해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황 의원의 사과에도 분노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전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서민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며 “오만하고 개념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고, 당초 ‘악의적 보도였다’, ‘유감스러운 보도 행태’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수혜 입은 사람들 앞에서도 저 사진 보여주면서 악의적 보도라고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황 의원, 최 대표, 김남국·이재정·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처럼회’ 회원들이 대전의 수해 피해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 화면을 배경으로 웃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날 대전과 충청 지역에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 내리면서 곳곳이 물에 잠겼고, 100명이 넘는 이재민이 생겼다. 아울러 한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 호우 피해를 본 저지대 아파트와 지하차도에서 물에 빠져 숨진 사망자 2명도 발생했다.
문제는 대전을 지역구로 둔 황 의원이 하필 대전의 수해 피해를 전하는 뉴스 보도를 배경으로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는 점인데, 황 의원은 이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의원 모임에 간 것이지 TV 뉴스를 보러 간 것이 아니다. 당시 TV에 물난리 뉴스가 나오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해당 기사를 두고 “악의적 편집”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여론은 더욱 거세게 악화했다. 네티즌 A씨는 “있는 사진을 그대로 보도했는데 어느 부분이 악의적 편집이냐”며 “무슨 해명을 그렇게 하느냐. 죄송하다고 하면 끝날 일을 국민들 비판에 국회의원 대응이 저 정도 밖에 안되느냐”고 댓글을 남겼다.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황 의원은 입장문을 한 차례 수정해 “악의적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점에 마음 아파하는 지지자 분들에게도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지만, ‘악의적인 공격’이라는 표현을 통해 또다시 책임을 언론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결국 ‘악의적인 공격’이라는 내용을 삭제했다.
황 의원이 두 차례 수정을 통해 남긴 사과문에는 “공부모임에 참석했다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웃음을 물난리 보도 장면과 악의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보도 행태”, “웃고 있는 사진과 울어야 할 장면을 맥락 없이 연결시켜 보도한다면 그로 인한 명예훼손은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 사정이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황 의원은 한 차례 더 “다시 한 번 이번 수해로 피해를 보신 주민 여러분께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남겼으나 비난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네티즌은 “대전 하늘에 구멍난 것이 기뻐서 웃으며 사진을 찍었느냐”며 “당신 집이 잠겼다고 생각해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처신 좀 잘하지 무슨 말을 3번씩이나 바꾸느냐”고 쏘아붙였다.
미래통합당도 황 의원의 대처를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대전에서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특보가 버젓이 방송되는데도 황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파안대소하고 있다. 민주당에는 자신들의 안위와 목적 달성에 대한 자축만이 있을 뿐”이라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