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선전했다. 최근 상장을 추진한 리츠들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달을 기록한 것과 달리 충분한 기관 물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연 6.2% 수익률을 앞세워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흥행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8~30일 진행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수요예측 경쟁률이 약 6대1로 집계됐다. 기관은 516억원의 물량(1,032만주)이 배정됐는데 총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일반 공모주였다면 이번 수요예측 경쟁률은 흥행 실패다. 하지만 IB 업계는 리츠 종목인데다 실제 투자 수요가 있는 이름 있는 기관들이 청약에 참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제이알글로벌플러스리츠는 수요예측에서 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최종 청약 결과는 미달이었다. 당초 기관투자자에 배정한 물량은 2,450억원(4,900만주). 하지만 최종 기관들이 납입한 금액은 1,450억원(2,900만주)에 그쳤다. 수요예측에서 청약 의사표시를 했으나 실제 주식을 배정받지 않은 기관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추진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도 수요예측 부진으로 아예 상장일정을 연기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실제 투자 수요 만큼 물량을 신청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 IPO 관계자는 “기존 리츠 수요예측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최대한도까지 청약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관 청약이 미달이 발생했고 (이번 수요예측은) 실수요만큼만 신청 물량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16억원이 배정된 기관투자자 물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요예측에서 선전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5~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1,100만주로 550억원 규모다. 공모가는 5,000원이며 NH투자증권(005940)·대신증권·신영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전체 청약 물량(48.4%)이 뒷받침하는 만큼 일반 청약도 흥행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전체 상장물량의 70%인 기관투자자 프리IPO 물량은 1년간 자발적 락업(보호예수)이 설정됐다.
한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는 전국 187개(서울 등 수도권 95개, 지방 92개)의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최소 10년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고 있고 버거킹, 맥도널드, 다이소 등 주유소 일부 부지에 상업시설이 운영 중으로 매달 안정적 임차 수익이 예상된다. 특히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패션업체 등과 제휴하는 한편 주유소 부지를 ‘모빌리티 리테일 플랫폼(Mobility Retail Platform)’으로 설정해 지역물류거점 등으로 활용도를 높여 다양한 부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연 6.2%의 배당 수익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유소 자산의 50.7%(95개)는 수도권인데 코람코는 10년 내 서울 수도권 비중을 75%까지 끌어올려 부동산 자산으로 주유소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과거 홍대 SK직영주유소가 호텔로, 여의도 SK직영주유소가 ‘S트레뉴’ 업무시설로 개발됐듯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이 큰 공모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상황에서 수요예측 미달을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예상을 뛰어넘는 3,000억 원대 기관의 실수요자금 모집은 고무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