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노숙자서 美엔터 거물, 그리고 억만장자로

'2,251번째 억만장자' 타일러 페리

양아버지 학대 등 시련 딛고

독학으로 극본 집필...꿈 키워

보유자산 1.2조로 '인생역전'

"지독한 가난 덕 성공 더 달콤"




“지독하게 가난했다는 말은 성공을 더 달콤하게 만들지요. 그래서 이 말을 좋아합니다.”

한때 노숙자로 지낼 만큼 가난했던 미국의 고교 중퇴자가 잇단 성공 스토리를 쓰며 억만장자로 등극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할리우드의 이단아로 불리는 흑인 감독·배우 겸 극작가인 타일러 페리(51·사진).


포보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현재 페리는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의 보유자산을 기록하면서 2,251번째 억만장자로 올라섰다.

약 1,200개의 TV 드라마와 22편의 장편영화, 연극 24편 등을 만들어낸 페리는 현재 애틀랜타 남부에 133만㎡ 크기의 스튜디오, 비행기 2대 등을 소유하고 있는 등 지난 2005년 이후 14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지금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어릴 적 그는 스스로 ‘지옥과 같은 가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불우하게 지냈다. 가난과 양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리던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돈벌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노숙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를 본 후 영감을 받아 20대를 전국의 작은 극장을 순회하며 극본을 쓰고 공연을 올리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모든 것을 스승 없이 자신이 스스로 배워가며 해나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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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교 중퇴 후 자동차 딜러로 일하면서 애틀랜타 커뮤니티 극장에서 아동학대를 주제로 다룬 연극 ‘내가 변했다는 것을 알아’를 올렸다. 이후 순회공연을 통해 자신의 어머니처럼 생계의 짐을 혼자 짊어지고 누군가에게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던 흑인 노동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페리는 이후 자신의 어머니와 이모를 모델로 ‘마데아(Madea)’라는 흑인 중년여성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마데아 가족의 재결합(2002년)’ ‘마데아, 감옥에 가다(2006년)’ ‘마데아의 행복한 가족(2010년)’ 등 일명 ‘마데아 시리즈’는 박스오피스를 휩쓸었고 ‘좋거나 나쁘거나(2011년)’ 등 TV 드라마 시리즈도 성공을 거뒀다.

그가 만든 작품을 비롯한 콘텐츠들은 그에게 거액을 가져다줬다. 2006년에는 방송국 UPN과 WB가 CW라는 방송사로 합병하면서 콘텐츠 확보를 위해 그에게 1억3,800만달러를 지불했고 ‘마데아 시리즈’는 할리우드에서 2억9,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다 줬다.

하지만 인생역전과 영화제작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미 영화 평론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특수효과와 스타에 기대는 할리우드 제작방식과 달리 페리는 흑인 가정의 가난·가정폭력 등 통렬한 사회풍자를 담은 스토리라인으로 주로 저소득층 흑인의 감성을 공략한 탓이다.

평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오프라 윈프리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낸 페리는 최근에는 재단을 만들어 흑인 저소득층을 위한 기부에 나서는 등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 4월에는 휴스턴의 한 레스토랑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를 잃은 42명의 종업원에게 각각 500달러(약 61만원)의 팁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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