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반등의 선두에 섰던 네이버 등 성장주가 고전하고 있다. ‘건강한 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가격 부담에 단기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어 가치주와 친환경 종목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11% 빠진 31만1,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네이버는 8.26%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LG화학(-7.68%), 카카오(035720)(-4.88%), 엔씨소프트(036570)(-2.87%)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연동돼 시세를 형성했던 테슬라·애플 등 미국 기술주의 추세 전환이 이들에 대한 프리미엄이 과도했다는 해석에 정당성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도주의 우상향 추세는 유효하지만 단기 상승 여력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장주의 약진은 산업구조 변화 차원에서 촉발됐고 두자릿수 실적 성장도 가시화됐지만 단기 과열을 식힌 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상대강도지수(RSI)는 8월 중순 이후 하락 중이며 상승 여력도 남았다”면서도 “유동성 장세를 연장할 수 있는 재료가 나오기 전까지 주도주는 랠리를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익 개선이 가시화된 가치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가치주의 장기간 부진으로 성장주와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격차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고 이에 저평가 가치주의 매력이 돋보이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통신 등은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긍정적으로 변화했지만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며 “성장주 대비 상승 여력이 남은 가치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보험(63.17%), 유틸리티(12.34%), 통신(4.48%) 섹터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됐다.
그린뉴딜 정책을 업은 친환경주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날 풍력·태양광 종목 일부가 조정받았지만 지난주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이후 이날까지 효성(004800)(13.68%), LS(006260)(16.12%) 등이 크게 올라 성장주의 공백을 메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고 경기민감 업종이 충분한 대안이 되기도 한계가 있다”며 “뉴딜정책을 감안 시 친환경 측면의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성장주가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005930)가 약진하면서 코스피는 16거래일 만에 2,4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이날 0.74% 오른 2,401.91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2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이 원동력이다. 8조원 규모의 5세대(5G) 통신 장비 매출이 이틀 연속 호재가 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89% 뛴 5만8,7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