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秋장관 아들 특혜 의혹의 핵심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헌법학

與 주요인사 잇단 감싸기 발언에

檢 늦장·봐주기수사로 국민 분노

공공연히 '별것 아닌 일' 치부 말고

동료병사 입장서 특혜 여부 판단을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자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그것도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학입시와 병역에 관련된 것이라 파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유사한 특혜 논란은 지난 정부나 이번 정부나 여러 차례 있었지만 추 장관 아들의 특혜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파괴력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특혜란 특별한 혜택, 정상적이라면 받기 어려운 혜택이다. 그런 특혜가 고위공직자 자녀에게 주어진다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추 장관 아들의 특혜 문제가 더욱 눈길을 끌고 다른 유사한 사건에 비해 장기화하는 데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추 장관의 정치적 비중으로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처럼 고위공직자는 위상에 맞는 책임이 뒤따른다. 아들의 특혜 문제에 대해 ‘아들이 울고 있다’며 무조건 감싸는 추 장관의 태도는 그 지위에 합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둘째, 특혜 문제를 바라보는 추 장관과 그 주변 인물들의 시각이 국민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추 장관 아들의 경우는 병역기피에 비해 가벼운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병사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대한 특혜임이 분명하다. 이를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것은 특혜를 받지 못한 병사들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특혜 여부는 부모가 아닌 동료 병사들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특혜 자체도 문제지만 특혜 감싸기가 더 많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여당 주요 인사들이 번갈아 나서 추 장관 아들의 특혜 문제를 감싸는 발언을 하는 것은 과거 검찰·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이상이다. 당시 검찰·법원을 날카롭게 비판하던 이들이 추 장관 아들 문제에서는 이처럼 태도를 달리하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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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가 공공연하게 인정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던 공정사회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며 이를 감싸는 것은 말 그대로 적폐의 온상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유사한 사건들 가운데 왜 이 사건만 유독 주목을 받는지, 추 장관을 흔들기 위해 반대세력의 음해가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적폐청산을 앞세우면서 지난 정권의 비리를 샅샅이 파헤치려 했으면서 왜 이번 정권의 중요 인사들에게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특혜가 사실이 아니라면 모르되 사실로 밝혀진 것에 대해서조차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추 장관 아들에 대한 특혜 문제는 지난 정권의 정유라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다른 점이라면 한쪽은 실세 장관의 아들이고 다른 쪽은 비선실세의 딸이라는 점, 한쪽은 병역 비리가 문제시되고 다른 쪽은 대학입시 비리가 문제시됐다는 점, 그리고 한쪽은 실명을 비공개하는데 다른 쪽은 처음부터 실명이 공개됐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본질은 과연 얼마나 크게 다를까.

더욱이 두 사건 모두 국민들을 가장 심하게 자극하는 것은 검찰의 늑장수사·봐주기수사다. 지난 정권에서 검찰의 늑장수사·봐주기수사가 검찰개혁의 결정적 단초가 됐다는 점을 벌써 잊었는지 추 장관 아들의 특혜 시비에 대한 수사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재연되고 있다. 과연 국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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