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가입자 50%가 진성고객...네이버통장 '절반의 성공'

[네이버통장 100일...44만명 가입]

네이버페이 月 10만원 이상 사용

'골드등급' 고객 22만여명 달해

카뱅 대비 초기 이용자 적지만

쇼핑 연계 파급력은 무시 못해




네이버통장이 출시 100일을 맞은 가운데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네이버페이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진성’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출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전체 가입자는 적으나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 확보에는 효과를 본 셈이다. 특히 3040세대에서 네이버 금융의 가능성을 엿본 만큼 금융권에서는 향후 대출·후불결제 등 금융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네이버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네이버통장 가입자는 44만여명으로 이 중 골드 등급이 22만여명을 차지했다.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제휴해 6월8일 선보인 네이버의 첫 금융서비스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연동한 게 특징이다.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10만원 이상인 경우 통장에 100만원까지 연 3% 금리를 적용하는 골드 등급,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10만원 미만인 경우 연 1% 금리를 적용하는 실버 등급으로 운영된다.


8월까지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결제 실적에 상관없이 모두 연 금리 3%를 적용한 가운데 이달 1일부터 8월의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에 따라 처음으로 등급이 구분됐다. 그 결과 네이버통장 가입자의 절반이 네이버페이에서 10만원 이상을 결제해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골드 등급 내에서도 30대 가입자가 9만3,933명으로 제일 많았다. 이어 40대가 7만2,493명, 20대가 3만7,683명, 50대도 1만9,853명으로 집계됐다. 30~40대가 골드 등급의 73%를 차지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골드 등급의 높은 비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반짝’ 효과인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네이버쇼핑과 연계한 네이버페이 역시 이용률이 늘어 지난 2·4분기 거래액이 6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급증한 규모다. 네이버통장의 골드 등급 고객이 전체 가입자의 50%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비중이 장기간 지속될지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후불결제 등 네이버의 다른 금융사업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30~40대에서 네이버페이와 네이버통장의 이용률이 높았던 만큼 네이버가 선보일 다른 금융 서비스도 이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출범 3개월 만에 고객 435만명을 확보한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네이버통장 역시 초기 성적은 저조하지만 쇼핑과의 연동성을 더 강화할 경우 가입자는 증가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현재 네이버통장의 가입자가 적지만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경우 얼마든지 가입자는 늘어날 수 있다”며 “은행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돈을 맡기는 걸 꺼리는 점만 극복하면 네이버는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창현 의원은 “금융권의 경쟁 촉진자로서 빅테크 네이버의 초기 금융 진출은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며 “금융은 신뢰의 산업인 만큼 성장세에 맞춰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호조치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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