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철저한 방역에도 '관객 90% 감소' 울상인 대학가.."빨리 활기찬 대학로 됐으면"

밀폐·밀집·밀접 '3밀' 공포에 공연 발길 뚝

정작 방문해본 관객은 "지하철보다 안전"

코로나 2022년 지속 전망에 암울

연극인들 할 수 있는 일, '철저한 방역'뿐

대학로의 한 공연극장에서 방역이 이뤄지는 모습./출처=대학로대학로의 한 공연극장에서 방역이 이뤄지는 모습./출처=대학로



서울 대학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공연을 관람한 시민이 “지하철보다 안전할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방역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지만 감염 공포에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관람객이 줄면서 지역 상권도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20일 서울 혜화역 인근 대학로 극장에서 장기 흥행 공연을 의미하는 ‘오픈런’ 공연을 진행하는 한 극단은 서울경제 취재에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에 불과다고 밝혔다. 수개월째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극단 관계자는 “현대 대학로 소극장들은 정말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3월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현재 9월까지 전체 매출이 작년 대비 90% 이상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학로는 연극 등 조사에서 별도의 항목으로 분류될 만큼 상징적이고 활기를 띠는 곳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1,029개 공연시설 중 대학로의 비중은 10.9%로 △대학로 외 민간시설(40.1%) △문예회관(24.8%) △문체부 미지원 공공시설(23%)에 이어 3위지만, 대학로의 공연장가동률은 94.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로 외 민간시설은 62%, 가동률 3위인 문예회관은 49%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제 대학로 연극 시설은 시민들의 기피 1순 위 시설이 됐다. 극장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변 요식업 등 대학로 안 상권도 거의 죽어있는 상태다. 3월부터 임차인을 구하고 있는 한 임대인은 “코로나 때문에 영업하는 곳도 문을 닫고 있는 실정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사람들이 대학로를 잘 찾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규모 공연장이 몰려 있는 서울 혜화역 인근 대학로 상권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길거리를 지나는 행인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방진혁 기자소규모 공연장이 몰려 있는 서울 혜화역 인근 대학로 상권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길거리를 지나는 행인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방진혁 기자


대학로 연극인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연습과 함께 공연 날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 뿐이다. 현재 대학로의 모든 극단들은 입장한 관객들에게 체온검사를 받게 하고 명부작성을 한 뒤에 철저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연극을 봤다는 연극인 지망생 30대 정모씨는 “명부작성부터 체온측정, 한 칸 거리두기, 공연내내 마스크 착용 등 모든 방역수칙이 철저히 지켜졌다”며 “심지어 마지막에 공연 마무리 인사를 하던것도 안 했다. 지하철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 ‘동충하초 설명회’ 집단감염 사태에서 드러났듯 KF94 마스크를 잘 착용하면 감염을 피할 수 있지만 밀폐·밀집·밀접의 ‘3밀’에 대한 ‘편견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좁은 공간에 수십석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3밀‘의 요건을 두루 갖춘 대학로 극장은 아무래도 피해야겠다는 시민들 생각 때문이다. 혜화역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극장들이 아무래도 좁고 지하에 있다 보니 꺼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1~2년 더 지속된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2021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감소할 것이며, 2022년에는 종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극단 관계자는 “모든 극장들이 정말 열심히 매주 전문 방역, 매일 자체 방역, 체온 측정, 전자 출입 명부, 좌석 띄어 앉기 등을 준수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활기찬 대학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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