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도 토마토 따먹는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도 신선 채소를 키울 수 있게 된다. 배추·상추 등 잎채소는 물론 고추·토마토·오이·애호박 등 열매채소까지 재배해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의 식생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식물공장을 보내 설치가 완료되는 대로 가동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남극에 식물공장을 보낸 것은 2010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농촌진흥청은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이 식물공장에서 신선 채소를 수확해 식생활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세종기지 대원들은 여름철에 칠레에서 공수한 채소를 먹었지만 겨울철에는 운송수단이 없어 약 6개월간 채소를 먹을 수 없었다.



이번에 보내는 식물공장은 기존 공장 대비 규모가 크고 재배가 어려웠던 열매채소까지 재배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하루 1.5~2㎏의 잎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식물공장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인공광으로 이용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식물의 종류와 생육단계에 따라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농촌진흥청은 대원들에게 재배법을 교육하는 한편 생육 상황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식물공장을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에 실어 보낼 준비를 마치고 남극으로 출발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이나 배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극지연구소의 과감한 결정으로 ‘남극에 식물공장 보내기’ 프로젝트가 빛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남극이라는 특별한 곳에 우리 기술과 경험을 담은 식물공장을 보내게 돼 뜻깊다”면서 “상황이 나아지면 전문가를 파견해 부족한 부분에 대한 기술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