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올해 1~7월 누적 혼인 건수가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8월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격상으로 결혼식에 50인 이상 참석이 금지됨에 따라 결혼식을 연기한 예비부부들이 더 많아졌기에 혼인 건수가 8월 통계는 더욱 암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나아가 혼인 건수가 출생아 수와도 밀접히 연관된 만큼 역대 최악의 저출산 기조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7월 누적 혼인 건수는 12만 6,367건이다. 지난 해 동기 대비 9.3% 줄어든 수치다. 7월 한 달 간 신고된 혼인 건수는 1만 7,080건으로 1년 전보다 10.9%(2,098건) 감소했다. 1년 전 대비 혼인 건수 감소율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4월(21.8%)과 5월(21.3%) 20%를 넘어선 뒤 6월(4.2%)에 일시 낮아졌다가 7월에 다시 두 자릿수로 커졌다. 주로 혼인하는 연령층인 30대 여성 인구 자체가 줄어든 데 따른 것도 있지만, 코로나 19에 따른 결혼식 연기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 단계 조치 시행이 시작된 8월 이후의 혼인 건수 통계다. 실내에서는 50인 이상, 실외에서는 100인 이상의 인원이 대면으로 모이는 각종 집합·모임·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결혼식을 이미 미뤘거나 연기를 고심하는 예비 부부들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혼인 건수 급감은 가뜩이나 심각한 저출산 기조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를 기록했지만 사망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인구 자연감소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7월 누적 출생아 수는 16만 5,7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감소했다. 7월 출생아 수는 2만 3,067명으로 1년 전보다 2,155명(-8.5%) 줄었다. 7월 기준으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소치다. 반면 7월 사망자 수는 2만3천963명으로 1년 전보다 747명(3.2%) 늘었다. 같은 달 기준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다. 1∼7월 누적치로 보면 17만6천363명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이 역시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올해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할 것이 거의 확실 되는 상황인 것이다. 인구 자연감소는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1~7월 누적 인구 자연감소는 1만 633명이다.
한편 지난 달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3년 만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국내 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전입신고를 통해 파악된 국내 이동자 수는 61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9,000명(8.7%) 증가했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 올해 들어 전·월세 거래량과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시도별 순 이동 (전입-전출)을 보면 경기(1만 7,145명), 강원(923명), 세종(810명) 등 7개 시도에서 인구가 순 유입됐다. 특히 강원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4개월째 인구 순유입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양철민·하정연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