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달 말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SK하이닉스가 MS에 공급하는 반도체 물량을 늘리고 MS는 SK하이닉스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MS에 추가로 공급하는 반도체 제품은 서버용 D램과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스템온칩 등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화웨이 제재로 줄어드는 매출을 연착륙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의 두 번째로 큰 거래처였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는 연간 3조원가량이다. 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미국의 강화된 제재가 발효돼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양사는 또 MS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노베이션(혁신) 랩’을 공동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과 MS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능력이 만나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시스템반도체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려면 반도체 생태계 확장이 필수적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주요 정보를 공유하고 반도체 업체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클라우드 사업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MS에도 관련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MS는 지난 8월 대만의 TSMC와도 이와 비슷한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평소 대기업이 축적해온 자산을 공유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최 회장은 7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개방형 혁신 방식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MS와의 MOU 체결과 관련해 “고객사 관련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