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문제점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퇴임 이후에라도 법적 책임이 있다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폐쇄 조치와 자료 폐기 등에 관여한 인사들을 고발하며 “문재인 대통령께선 지금 현직에 계셔서 아마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못 한 흔적이 보인다”고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문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한 것은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앞서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 보좌관이 월성 1호기를 방문하고 온 뒤 관련 내용을 청와대 내부보고망에 게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월성1호기 영구 가동중단이 언제 결정되는지 A보좌관에게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산업부 B과장에게 보고받은 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며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폐쇄 결정과 함께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원내대표는 또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를 방해한 책임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폐쇄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직권을 남용하고, 공용 서류를 손상한 관련 책임자들을 모두 형사 고발 조치하겠다”며 “‘월성 1호기는 언제 멈추냐’는 대통령 한마디로 3,700억원이 날아갔고, 이것이 위법·부당한 폐쇄의 단초가 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감사 전날 무려 444건의 원전 자료를 폐기한 것도 원전 폐쇄가 잘못됐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있으면서 정권의 앞잡이가 돼 (감사) 결론 도출을 방해하고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을 해친 감사위원은 두고두고 가문의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감사원은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감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자료와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 등 444개의 파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