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금융사 직원 ‘뒷돈’ 수수 약속만 받아도 처벌…헌재 “합헌 맞다”

“금품 약속 실제 수수에 비해 불법 크기 작지 않아”

헌법재판소./서울경제DB헌법재판소./서울경제DB



금융회사 직원이 대가성 금품을 받기로 약속만 해도 실제 수수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금융사 직원을 액수에 따라 가중 처벌하도록 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관한 위헌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4(합헌)대 5(위헌)로 위헌 의견이 많았지만 위헌 정족수(6명)에 미달해 합한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5조 2항 등은 금융회사 임직원이 직무에 관해 3,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요구하거나 약속하면 액수에 따라 가중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 직원 A씨는 18억원을 대출해주는 대가로 자기 땅을 8,000만원 더 비싸게 매매하기로 B씨와 약속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도중 금품수수의 약속을 ‘수수’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헌재는 금품을 약속받는 것 자체가 불법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현행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금품수수 약속을 처벌하는 것은 금융회사 직원의 청렴성에 대한 침해가 이미 현저히 이뤄졌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며 “금품수수 약속이 금품을 수수한 것에 비해 불법의 크기나 책임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헌재는 “금품 요구·수수·약속을 동일한 기준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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