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임과 단체관광 등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족 단위나 홀로 한적한 숲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거나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대세를 이루면서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발행된 구글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원(도시숲) 이용률이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숲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과 면역력 강화 효과를 통해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이 같은 국민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숲을 누릴 수 있는 방법개발에 나서 비대면 숲치유 프로그램은 물론 집에서도 영상을 통해 산림치유지도사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우선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의 일환으로 숲에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체험 서비스’를 개발했다. 산림복지시설에 방문은 하되 대면으로 직원을 마주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활동지도 책자와 영상물 등을 활용해 숲길 체험·운동 및 공예체험 등 자율적 산림교육·치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국립횡성숲체원에서 제공하는 ‘자율숲 H+로드’가 눈에 띤다. 횡성숲체원에 방문한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자율숲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숲길 지도를 따라가며 나무 두드리기 등 여러 활동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내 마음의 솔향기’라는 비대면 셀프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다기세트와 아로마오일 등이 들어있는 치유가방과 가이드북을 제공해 대관령 숲속에서 스스로 산림치유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국립대전숲체원은 최초의 정기 구독형 산림교육서비스인 ‘숲이와 버림’을 운영하고 있다. 수태볼 만들기, 버섯 재배키트, 자연물 리스 등 월 1회 매번 다른 산림복지서비스를 6개월간 제공하고 있다. 국립양평치유의숲은 코로나19 의료진과 격리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비대면 산림치유서비스인 ‘숲을 배달해드립니다’를 운영 중이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총 76개에 이르는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를 산림치유시설에서만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민간을 대상으로 전파하고 있다. 민간에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산림복지전문업체들이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산림복지서비스이용권’ 사업에서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비대면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 이들 전문업체들은 반려식물 키우기부터 편백 액자 만들기, 테라리움 꾸미기 등 다양한 종류의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했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이들 전문업체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섰다. 이용권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비대면 서비스를 홍보하는 한편 하루 두 차례문자 서비스로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아울러 이용권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용권자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산림복지진흥원 담당자들이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영상·교보재 등을 검토·보완했고 실제로 배송되는 물품을 받아 일일이 확인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용권 사용률이 제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91%를 달성했다.
이 밖에 산림복지진흥원은 숲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산림복지 활동 꾸러미를 개발했다.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영상물과 교보재 등을 개인·기관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다. 이창재 산림복지진흥원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비대면 산림복지서비스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숲을 내 안방으로 가져오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하고 발전시켜 국민 모두가 숲을 직접 찾지 않더라고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