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전문가도 못하는 우주기상예보 모델' 병장'이 만들었다

공군 우주기상팀 김경호 병장

독학으로 AI 터득 후 개발 성공

인공지능(AI)과 첨단 정보기술(IT) 기법을 동원해 태양 활동에 따른 우주 기상 변화 예보 시스템을 개발해낸 공군 우주기상팀 소속 김경호 병장.인공지능(AI)과 첨단 정보기술(IT) 기법을 동원해 태양 활동에 따른 우주 기상 변화 예보 시스템을 개발해낸 공군 우주기상팀 소속 김경호 병장.



공군 병사가 태양 활동에 따른 우주 기상 변화를 파악하고 예보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공군 기상단 우주기상팀의 김경호(22) 병장.

김 병장은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우주 기상 예보 모델을 전군 최초로 개발했다. 세계적으로도 현역 병사가 이 같은 고차원 예측 모델을 개발한 것은 극히 예외적이다. 병사 개개인의 특출난 재능이 계급과 위계질서에 밀려 사장되던 풍토가 개선되고 있는 모범 사례로도 손꼽힌다.

김 병장은 어린 시절부터 우주를 꿈꿨던 수재. 중고교 시절 아시아·태평양 천문 올림피아드와 국제 천문 올림피아드에 국가 대표로 참가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했을 만큼 두각을 드러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로 진학한 김 병장은 지난 2018년 공군의 우주기상지원병 모집 공고를 접한 뒤 지원해 합격했다.


그는 입대 후 우주 기상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올 들어 태양 활동에 따른 우주 기상 변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태양 활동이 지구 자기장을 교란시켜 인공위성 무력화, 전파 통신 장애, GPS 오차 증가 등 항공 우주 작전 수행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의 태양 활동 관측 위성에서 촬영한 태양 사진들을 분석하고 전 세계 지구 자기장 관측소에서 측정되는 ‘Ap지수(지구 자기장 교란 지수의 평균값)’를 수집했다. 김 병장은 여기에 군에서 독학으로 터득한 AI와 최신 전산 기법을 더하고 결과치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까지 제작, 마침내 예보 모델을 최종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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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장이 소속된 공군 기상단 우주기상팀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공군 제도 개선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공군은 예보 모델을 오는 2021년 3월부터 인트라넷 홈페이지에 탑재해 유관 부서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예보 모델 관련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2018년 1월 창설된 기상단 우주기상팀은 전군에서 유일한 우주 기상 관련 부대로 항공 우주 작전 수행을 위한 우주 기상 예경보 및 각종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우주기상팀은 태양 광학·전파 망원경 도입, 전리층 레이다·우주기상 분석 체계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역을 앞둔 김 병장은 “공군 복무는 전공과 연계된 연구 경력을 계속 쌓을 수 있었던 매우 값진 시간”이라며 “예보 모델 개발을 도와준 전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세형 공군 서울공보팀장(대령 진급 예정)은 “병사들의 재능이 복무 중에도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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