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분양 단 2곳 61가구…상한제發 공급절벽 현실화

서울 상한제 시행이후 분양물량

'서초자이르네' 등 61가구 그쳐

4년전 가격에 줄줄이 일정 미뤄

2년후 입주물량 2만가구로 급감

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



지난 7월 말 서울에서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상한제 지역에서 공급된 민간 아파트가 60여 가구(일반 분양 기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턱없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한 주요 단지들이 분양 일정을 대거 미뤘기 때문이다. 상한제 발 공급 절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제가 16일 부동산114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정비 사업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 기간이 종료된 7월 29일 이후부터 이달 15일까지 상한제 지역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민간 아파트(입주자 모집 공고 기준)는 2개 단지 61가구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민간 아파트 청약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 상한제 적용 단지 보니, 4년 전 분양가
=서울의 경우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포함한 13개 구 전체 동(272개)과 노원·동대문 등 5개 구 37개 동이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서 7월 29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신청한 민간 아파트(정비 사업)에도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7월 말 이후 현재까지 서울의 상한제 지역에서 선보인 아파트는 10월 분양한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과 서초구 서초동의 ‘서초자이르네’가 유일하다. 이 두 단지는 일반 공급 물량이 각각 26가구, 35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공급된 서울의 민간 분양은 결국 61가구가 전부다.


이들 단지 분양가를 보면 말 그대로 로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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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자이르네의 3.3㎡당 분양가는 3,324만 원이다. 이는 4년 전인 2016년 10월에 선보인 ‘방배마에스트로(3.3㎡당 3,160만 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서초구에서는 2019년 ‘디에이치라클라스’와 ‘방배그랑자이’ ‘서초그랑자이’ 등이 3.3㎡당 5,000만 원 이상에 분양되기도 했다.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의 분양가도 3.3㎡당 2,611만 원에 불과했다.

둔촌주공 아파트둔촌주공 아파트




◇ 분양 대어, 일정 줄줄이 연기
=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의 경우 현재 분양 일정이 줄줄이 밀리고 있다. 분양 대어로 꼽히고 있는 ‘원베일리’와 ‘둔촌주공’도 분양가상한제하에서 최대한 유리한 분양가를 책정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청약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서울의 분양 대장 단지라 불리던 주요 단지들이 내부 사정과 분양가 산정 등의 문제로 내년으로 일정이 밀려 연내에는 나올 만한 단지가 없다”고 말했다.

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이 대거 밀리면서 서울 전체 공급 물량도 크게 줄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청약에 나선 서울 민간 아파트 전체 물량은 8월 7,704가구에서 9월 398가구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10월 167가구, 11월 55가구, 12월 99가구 등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청약 단지 전체 가구 수로 실제 일반 분양된 물량은 이보다도 적다.

이 같은 분양 지연은 결국 2년여 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5만여 가구에서 내년 2만 8,000여 가구, 2022년 2만여 가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는 사업 주체의 수익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해 공급을 줄이는 동시에 과도한 청약 열기를 부추겨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측면이 크다”면서 “일정 부분의 가격 통제는 시장경제에서도 가능하지만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는 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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