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세에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와 경기도·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사상 초유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 성탄절 집단감염 막아라...5명 이상 못 모인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23일 0시부터 서울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시행된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적용되는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5명 이상이 모일 수 없도록 하고 4인 이하 모임만 가능하다.
당국은 최근 다중이용시설 등을 통한 집단감염보다 주변의 감염자 접촉을 통한 감염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추세인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초강력 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성탄절 이브(24일)를 기점으로 연말연시 지인·가족 모임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국은 약속된 모임을 줄여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날 서울 신규 확진자 현황을 보면 전체 328명 중 집단감염으로 분류된 인원은 29명에 불과하고 170명이 기타 확진자 접촉, 13명이 다른 시도 확진자 접촉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먼저 감염된 사람을 접촉해 확진된 경우가 55.8%에 이른다.
◇ 병상 바닥에 의료 시스템도 한계
이번 집합금지는 과거와 차원이 다른 만큼 음식점·주점 등 자영업자들이 입게 될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당국이 경제활동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조치를 꺼내 든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할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주(12월 13∼19일) 서울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60.9명으로, 10주 전(10월 4∼10일)의 22.4명과 비교하면 무려 16.1배나 폭증했다. 19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473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만 하루 확진자 수가 500명 선을 위협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 급기야 19일부터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바닥이 났다. 들어갈 병상이 없어서 자택에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동대문구 거주 60대 확진자가 자택에서 나흘째 대기하다 숨진 데 이어 19일 밤에도 확진 후 자택에서 대기 중이던 구로구 거주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두 환자 모두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관할 보건소에서 긴급 병상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 병상 부족 문제 다소 시일 걸릴 듯
확진자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정부의 병상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상 부족 문제는 이른 시일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전망이다.
병상 부족 문제에 대응해 방역당국은 지난 18일 국립대병원 17개소와 민간 상급종합병원 42개소에 허가 병상의 1% 이상을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으로 확보할 것을 명령했다. 또 중환자 병상은 26일까지 총 318개 추가하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확진자 비율이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통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시스템을 갖추는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