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만 40∼64세 중·장년층 10명 중 6명은 무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 빚을 진 중·장년층도 10명 중 6명꼴이며, 대출잔액 중앙값(통계 자료를 크기 순서로 줄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한 값)은 4,856만 원이었다.
◇중·장년 무주택 57.4%, 1주택 34.9%, 2주택 이상 7.7%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9년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장년층 인구는 1,997만9,000명으로 내국인 총인구의 40.0%를 차지했다. 이 중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42.6%(851만명), 무주택인 사람은 57.4%(1,146만9,000명)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주택자 비중은 0.6%포인트 줄었고 유주택자 비중은 그만큼 늘었다. 1주택자는 34.9%(696만8,000명), 2주택자는 6.0%(120만7,000명)였고 3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사람은 1.7%(33만5,000명)였다.
무주택 비중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높았고 주택 소유 비중은 그 반대였다.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공시가격(올해 1월 기준)은 6,0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가 34.0%로 가장 많았고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28.5%)가 뒤를 이었다.
◇56.3%는 은행빚…집 있는 사람은 빚이 무주택자의 3.9배
중·장년층의 56.3%(1,125만3,000명)는 금융권에 대출잔액이 있었다. 전년보다 대출잔액 보유자 비중이 0.2%포인트 상승했다. 사채나 임대보증금, 대부업체와 같은 제3금융권 대출 등은 포함하지 않고 명의상 대출금액만 집계한 수치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4,856만원으로 1년 전 4,459만원보다 8.9% 증가했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등이 전반적으로 모두 늘었다”고 말했다. 대출잔액 보유자 중 빚이 1억원 이상인 사람은 32.8%였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9,260만원으로 무주택자(2,400만원)의 3.9배였다. 집을 사면서 빚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취업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5,804만원으로 미취업자 2,709만원의 2.1배였고, 비임금근로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8,314만원으로 임금근로자 5,000만원의 1.7배였다.
◇재취업 임금근로자 54%는 월 200만원 못 벌어
지난해 근로·사업으로 번 소득이 있는 중·장년층은 75.6%(1,510만1,000명)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평균소득은 3,555만원으로 3.3% 증가했다. 주택 소유자 평균소득이 4,464만원으로 무주택자 2,792만원의 1.6배였다. 소득 1억원 미만까지는 은행 빚이 없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소득 1억원 이상은 은행 빚이 3억원 이상 있는 경우가 23.0%로 가장 많았다.
2019년 10월 기준으로 중·장년층 중 4대 보험 신고 자료 등을 통해 파악된 등록취업자는 63.9%(1,276만명)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늘었다. 임금근로자가 77.9%, 비임금근로자가 18.8%, 임금근로와 비임금근로를 병행하는 경우가 3.4%다.
전체 중·장년 인구 중 1년 전에는 미취업 상태였으나 지난해 취업한 사람은 6.7%, 1년 전 취업 상태였으나 지난해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6.9%였다. 일자리를 새로 얻은 중·장년 임금근로자 77만7,000명의 월 평균임금은 238만원이었다. 54.0%는 임금이 월 2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월 100만원 미만은 11.4%, 100만원∼200만원 미만은 42.6%, 200만원∼300만원 미만은 27.0%, 300만원∼400만원 미만은 9.7%, 400만원∼500만원 미만은 4.6%, 500만원 이상은 4.7%였다. 공적연금 및 퇴직연금에 가입 중인 중·장년층은 74.6%였다.
◇취업 안 하고 중·장년 부모와 사는 30대 ‘캥거루족’ 36만명
지난해 중·장년 가구주나 가구원이 사는 가구는 1,308만8,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64.3%였다. 세대 구성은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뤄진 경우가 37.5%로 가장 많고 1인 가구(18.4%), 부부(14.6%)가 뒤를 이었다.
아파트 거주는 55.8%로 1년 전보다 3.5%포인트 늘었고 단독주택 거주는 27.5%로 3.2%포인트 줄었다. 가구주가 중·장년인 가구 1,117만 가구 중 자녀와 같이 가구는 58.1%로 1.1%포인트 줄었다. 같이 사는 만 19세 이상 자녀 507만2,000명 중 미취업 상태인 자녀는 46.8%(237만6,000명)였다.
30세 이상 자녀 105만4,000명도 중·장년 가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 중 미취업 자녀는 33.8%(35만7,000명)이었다. 30대 이후에도 취업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이 36만명에 육박하는 것이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