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변종 코로나에 신규 확진 사상 최대…英, 3차봉쇄 가능성

하루 3만6,800여명 감염되고

신규 사망자도 한달 만에 최다

급속 확산에 조치 강화 불가피

佛 등 '변종' 퍼지자 유럽 긴장

美 보건당국도 확산 우려 제기

"사례는 없지만 유입됐을 수도"

영국 도버항 전광판에 프랑스 국경이 폐쇄됐음을 알리는 문구가 나타나 있다.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50여 개 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 및 금지한 가운데 프랑스는 23일부터 영국과의 국경을 제한적으로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영국 도버항 전광판에 프랑스 국경이 폐쇄됐음을 알리는 문구가 나타나 있다.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50여 개 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 및 금지한 가운데 프랑스는 23일부터 영국과의 국경을 제한적으로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한 후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22일(현지 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 6,8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뒤 일일 기준 최대 규모다. 일일 신규 사망자는 691명으로 약 한 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211만 314명, 누적 사망자는 6만 8,307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지는 것은 기존 대비 전염력이 70% 더 큰 변종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주말 변종 바이러스(VUI-202012/01)가 급격히 확산 중인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를 긴급 봉쇄했다. 스카이뉴스는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새해가 시작되면 잉글랜드 지역에 3차 봉쇄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코로나19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0시(GMT) 기준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는 50만 2,293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의 약 30%가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와 스페인·이탈리아·영국·러시아에서 하루 수백 명이 코로나19로 숨지고 있으며 이들 5개국에서 유럽 사망자의 60%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특히 영국에서 출현한 변종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덴마크·프랑스에서도 발견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변종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한 전 세계 50개 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한 가운데 프랑스는 23일부터 영국과의 국경을 제한적으로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는 23일 오전부터 자국 및 유럽연합(EU) 시민 가운데 여행을 해야 할 필수 목적이 있으며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제출하는 경우에 한해 내년 1월 6일까지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프랑스는 21~22일 48시간 동안 영국과 맞댄 국경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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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영국과 유럽 대륙 사이에서 발이 묶였던 화물 트럭 1,500여 대의 순차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가 나와야 국경을 통과할 수 있어 여전히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전환 기간 종료 때까지 영국과 EU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벌어질 수 있는 ‘노딜’ 혼란이 미리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에 영국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를 풀고, 특히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화물 운송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집행위는 브렉시트 전환기 이후에는 개별 국가가 영국을 예외국 명단에 올리지 않는 한 필수적인 이동만 허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보건 당국은 영국발 코로나19 변종이 아직 미국 내에서 유전자 염기 서열을 통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퍼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1,700만 건의 감염 사례 중 0.3%에 불과한 약 5만1,000건만이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쳤다면서 “미국 감염자의 극소수만 분석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종은 발견되지 않았을 뿐 이미 미국에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영국 감염자 사이에 변종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점과 함께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행자를 감안하면 유입 가능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변종이 이미 미국 내에 존재할 가능성은 확실하다면서 “영국 같은 곳에 이 정도의 확산이 발생했다면 이미 여기에도 있다고 가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있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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