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시그널] 코로나 여파에도 올해 유상증자 2.5배 늘었다

83개 상장사 14.4조 조달...전년比 2.5배 늘어

회사채 외면받은 대한항공·두산중공업도 초과청약

그린뉴딜 기대감에 兆단위 유상증자 '호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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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5A23 코스피 시장 유상증자 현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업들의 유상증자 규모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을 받은 구조 조정 기업들과 그린 뉴딜 정책의 수혜 기업들이 유증 흥행을 이끌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83개 상장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약 14조 4,000억 원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74개사, 6조 2,000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펀더멘털 우려가 극대화되던 연초 상황과 다른 분위기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한 올 하반기 발행량만 10조 원에 육박했다. 실적 악화가 길어져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한진과 대한항공(003490)·두산중공업(034020) 등도 주식시장에서는 초과 청약에 가까운 수요를 끌어모으면서 흥행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이들 기업의 펀더멘털을 지지하면서 신용도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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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발맞춰 에너지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증가 추세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도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응답하고 있다. 실제로 수소 연료 전지를 개발하는 두산퓨얼셀(336260)은 지난 9월 3,36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증자 계획이 공시되면 유통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두산퓨얼셀의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청약 당일까지 신주 발행 가격(3만 3,600원)과 당시 주가(4만 4,900원)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청약률은 약 110%에 육박했다.

포스코케미칼(003670)한화솔루션(009830)도 내년 조(兆) 단위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1억 6,475만 주를 발행해 국내외 이차전지 소재 설비 투자 자금 1조 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의 주가는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시한 11월 6일부터 꾸준히 올라 23일 종가 기준 10만 4,500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발표한 신주 1차 발행가액은 7만 1,500원이다.

1조 2,000억 원 규모 증자 계획을 공시한 한화솔루션도 일단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종가 기준 4만 6,400원으로 발표 당일(21일) 주가 4만 6,150원 대비 보합세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기업 금융 담당 임원은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오히려 증자 소식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라며 “내년 증시 전망도 나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여파가 적은 기업들 중심으로 자금이 계속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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