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필수 소재인 웨이퍼 공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주요 웨이퍼 제조사들이 공급 부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웨이퍼와 장비 분야로 반도체 공급망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섬코·신에쓰화학 등 일본 주요 웨이퍼 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에도 반도체 웨이퍼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에쓰화학 관계자는 12인치(300㎜) 웨이퍼 공급 상황에 대해 “회사는 모든 설비를 동원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면서도 “원자재 값 상승, 웨이퍼 생산 장비 부족 등으로 수요를 완벽하게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동그란 원판이다. 모든 공정이 웨이퍼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 소재가 없다면 칩 생산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섬코와 신에쓰화학은 세계 반도체 웨이퍼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회사다. 고순도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압도적 기술을 확보한 회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두 회사의 제품을 주요 공정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지난해 벌어졌던 반도체 수요 폭증, 코로나19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른 공급망 불확실성 문제가 이어지면서 웨이퍼뿐 아니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의 희소성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주요 장비를 공급하는 세계적 장비 회사들이 일제히 공급망 문제를 토로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의 공급망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