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석 달째 제자리인 기대인플레이션…안착인가 오류인가

국제 유가 급등에도 1월 2.6%

전문가 기대인플레와 움직임 달라

물가안정목표 2% 인식 가능성 낮아

통화정책 참고지표인 만큼 연구 필요

서울의 한 대형 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권욱 기자 2022.02.03서울의 한 대형 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권욱 기자 2022.02.03




최근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한국은행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더 오른다는 기대가 확산되면 임금 상승 요구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오르는 ‘임금·물가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일반인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1월 2.7%에서 12월 2.6%, 올해 1월 2.6% 등으로 3개월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은은 매달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 동향 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설문 방식으로 집계·발표한다. 이에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가 2%인 만큼 중앙은행과 정부에 대한 신뢰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적정 범위 안에 안착(앵커링)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지난 1월 조사에서 향후 물가에 영향을 줄 품목에 ‘공공요금’이라는 응답이 15.6%포인트 오른 반면 석유류 제품은 12.7%포인트 떨어졌다. 아직 오르지 않은 공공요금 인상 소식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오름세가 다시 확대되는 국제 유가 흐름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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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증권사 등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과도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한은이 참고하는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1월 1.9%, 12월 2.0%에서 올해 1월 2.2%, 2월 2.4% 등으로 매달 올랐다. 한은 조사국 역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수시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현 물가 수준 등 과거 지향적 지표가 반영되는 경향을 감안해도 괴리가 크다.

또 일반인의 물가 안정 목표 인식 가능성도 작다. 최근 한은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10.6%로 나와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식으로 물어본 기업과 달리 일반인은 항목이 객관식으로 구성돼 제한적 답변이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 표본 개편 과정에서 통계 단절이 이뤄질 수도 있다.

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통화정책이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적인 관리 방안, 세부 파급 경로나 시차 등을 종합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원들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 운용에 중요한 참고 지표인 만큼 관련 연구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아 당부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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