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7만전자 벗어나려면…"파운드리 선전해야"

美 금리 인상 등 줄잇는 악재에

넉달만에 6만전자 굴욕 겪기도

"시장이 원하는건 시스템 반도체

TSMC와 격차 벌어져 주가 부진"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의 신호 속에서 상승세를 타는 듯 보였던 삼성전자(005930)가 4개월 만에 다시 ‘6만 전자’의 굴욕을 겪고 있다. ‘반도체 투톱’ 중 하나인 SK하이닉스(000660)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각종 악재 속에서도 상대적으로잘 버티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증권가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저평가됐다’며 목표가를 낮추지 않고 있지만,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결국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선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200원(1.69%) 내린 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 970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 8일에 이어 재차 ‘6만 전자’로 내려 앉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은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락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 속에 10월 무렵 각각 6만 8,000원, 9만 원 선까지 주가가 추락하는 등 곤혹을 치렀지만 올 들어 메모리 업황의 반등 신호 속에서 각각 ‘8만 전자’와 ‘13만 닉스’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두 회사의 주가 향방은 다소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미국발 금리 인상의 압박과 핵심 반도체 소재의 공급 차질 불안 속에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SK하이닉스가 전저점인 9만 원을 딛고 올라와 11~12만 원 선의 주가를 지키고 있는 것에 비해 삼성전자는 다시 연저점 수준까지 주저 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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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넘어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크긴 하지만 주가 멀티플 측면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쪽은 파운드리”라며 “하지만 파운드리 실적 개선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도 벌어지고 있어 주가가 억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4~5 나노(10억 분의 1m)급 첨단 공정의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인 요인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원자재 값이 치솟으며 외국계 자본의 탈 코스피(탈 신흥국)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원유·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에 따라 한국 주요 제조기업의 이익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코스피 이탈로 이어졌고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2월 중순까지 삼성전자를 1조 원 이상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된 2월 18일부터 순매도로 전환, 11일까지 1조 7,000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실적과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증권가가 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컨센서스)는 9만 9208원으로 지난해 말 평균치인 9만 7304원보다 2% 가량 높아졌다. 최근 종가와 목표가의 괴리율은 41.7%에 달해 2년래 최고치인 2020년 4월 2일(42.86%)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2분기 중 공급자 우위 구도로 점차 변모해 하반기 디램 가격이 상승하는 등 완연히 개선될 것”이라며 “세트 출하의 발목을 잡아왔던 글로벌 공급망 역시 차차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수율 문제 등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파운드리 사업 개선시 동사의 주가 재평가도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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