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신형 ICBM 발사 징후…다급해진 美, 中에 손 내밀었다

"中, 北도발 규탄 동참해달라"

성김, 미사일 억제 협조 요청

전문가 "美요구 안들어줄 것"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 위성 발사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 위성 발사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미국이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현 상황에서 북한을 유일하게 제어할 수 있는 중국의 동조를 이끌어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미국과 여러 측면에서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낮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험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규탄 참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지난 10일 통화를 했고 이 같은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4일 북한의 신형 ICBM 성능 시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것이 미 국무부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미중 양국은 역내 안보에 있어 공동의 이해관계를 나누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한 공개 규탄에 동참해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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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은 이와 별도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긴밀하게 공조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김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유선 협의를 했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미일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의 ICBM 발사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날씨 등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에 ICBM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이날 미 공군의 주력 통신 감청 정찰기 RC-135V가 수도권 일대 상공에서 대북 정찰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한미 정보 당국은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를 억제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중국을 활용 중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극명하게 갈린 미중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조력한 러시아 기업 등을 제재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중국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는 외교 카드를 쓰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ICBM 발사는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미국 측의 요구를 들어줄 의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신형ICBM 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사안인 만큼 중국이 관여해도 결국은 강행할 것”이라며 “중국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방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동효 기자·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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