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원내대표 '물밑 선거운동' 시작…계파별 '교통정리' 주목

박광온·박홍근·이원욱 등 후보군

정세균계·이낙연계에 고루 분포

교황선출 '콘클라베 방식' 변수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으로도 유명한 ‘콘클라베’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물밑 신경전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4선의 안규백 의원과 3선의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광재·이원욱 의원 등이다. 대선 패배 이후 지도부 총사퇴 및 윤호중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으로 인해 원내대표 선거 날짜가 앞당겨지면서 그나마 후보군이 줄었다.



이 가운데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인사는 박홍근·이원욱 의원이다. 박홍근 의원은 16일 ‘더좋은미래’ 전체회의에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하나된 통합, 단결만이 강한 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며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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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원내대표 후보군이 계파별로 고루 분포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후보군 중에서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이며 범친문인 박광온 의원은 대선 경선 기간 이낙연계로 분류됐다. 박홍근 의원은 박원순계 출신이면서도 대선 당시에는 이재명 캠프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광재 의원은 원조 친노 인사다.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친문다. 이 때문에 교통정리 과정에서 후보군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새로운 선거 방식이다. 172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각자 원내대표로 선호하는 인사를 적어낸 뒤 과반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 투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사전 입후보 방식으로 실시될 경우 대선에서 패배한 상황에서 자칫 계파별 대립 양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원내대표 선거가 ‘깜깜이’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히려 물밑에서의 장외 선거전이 더 치열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원 개개인의 친소 관계에 의한 인기투표로 전락하거나 세력이 강한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들을 수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의견도 있다.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후 ‘거대 야당’을 이끌 원내 사령탑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인 만큼 후보들의 비전이나 철학을 청취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각 후보의 정견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과반 인사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거듭하는 방식 대신 다수표를 받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견 발표를 진행한 뒤 재투표를 하는 ‘변형 콘클라베’ 방식도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이달 23~24일 중 치러질 예정이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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