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장장 포화에 국화값마저 폭등'…또다른 K 방역 민낯

화장장 원하는 날짜·시간 예약 '하늘의 별 따기'

국화 가격, 1단에 5만 원 최고가…평년보다 5배 이상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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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사망자가 급증한 여파로 화장과 빈소 예약 등 장례 진행은 물론, 국화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운영하는 영락공원이 지난 21일 화장한 98명의 사망자 중 코로나19 사망자는 42명을 차지해 약 절반에 달했다. 영락공원은 화장 수요 급증으로 인해 이달 중순부터 화장로 가동률을 평년 대비 160%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4개 화장로에서 하루 70명을 화장했다. 다만 화장 예약이 몰려들자 하루 84명으로 올렸다가 이달 중순부터는 98명으로 화장로 가동률을 상향한 바 있다. 이어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던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4시간 연장했다.

공단 측은 온라인으로 화장장 예약을 접수하는데 5일치 예약이 금세 마감된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화장과 빈소 예약이 여의치 않아 3일장이 아닌 5일장도 많다"며 "화장로 가동률을 최대치로 올리고 운영 시간도 연장했음에도 직원 중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업무상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지 않는 한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대비책으로 화장로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례에 미치는 영향은 화훼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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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원예농협 등 원예업계는 장례식장에 많이 쓰이는 국화가 최근 경매에서 20송이 1단이 무려 5만원에 팔리는 등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국화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화 1단에 6000~8000원 정도에 경매가 이뤄지던 평년보다 5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국화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면서 역대 최고가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겨울에는 국화 재배에 난방비가 많이 들어 다른 시기에 비해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수입 물량도 줄어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국화를 재배해도 제 값을 받지 못하면서 국화 재배 농가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A(68)씨는 "현재는 3만 원대로 가격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40년간 꽃 농사를 하면서 국화가 1단에 5만 원을 기록한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귀한 몸값인 국화와 달리 장미, 카네이션, 튤립, 백화 등 다른 꽃들은 가격이 급감하고 있다.

장미의 경우 작년에는 10송이 1단에 5000원 정도로 거래됐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인 3000원 대 초반 수준이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졸업식, 입학식 등의 행사가 줄지어 있었고, 기업 사무실마다 봄 맞이 이벤트 등으로 꽃 수요가 급증하곤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꽃 수요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화훼농가 대표 B(68)씨는 "값이 비싼 국화는 팔고 싶어도 재배 농가가 적고 국화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은 소량을 제외하고는 팔리지 않아 걱정"이라며 "농가들이 자조금을 조성해서 팔리지 않는 꽃들은 자체적으로 폐기처분을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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