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의 첫 불협화음이 감지됐다. 29일 해촉 사실이 알려진 실무위원이 반발과 함께 인수위원들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인수위 일부 조직에서 특정 인사들에 관한 부정적 세평을 수집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면서 인수위 내부 알력 다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수위는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실무위원 1인에 대해 해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이었던 조상규 변호사는 자신의 해촉 사실이 알려지자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소명 기회도 갖지 못했고 해촉 통보를 직접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히면서도 인수위 내 갑질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인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를 겨냥해 “(김 교수가) 업무 보고 때 ‘자기가 출연한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고, 교육부 업무 보고 시작 30분 전부터 혼자 부처 사람들 정신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영세 부위원장을 언급하며 “권영세 팀에서 제가 (인수위에) 들어와 난리가 났다고 전해 들었다”고도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조 변호사와 지난 총선 당시 용산구 미래통합당 후보 경선을 같이 치른 바 있다.
인수위는 구체적인 해촉 사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조 변호사가) 자진 사퇴를 한다고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에 해촉 사유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조 변호사가 제시한 갑질 사례에 대해서도 “자진 사퇴한 분의 말 하나하나에 대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인수위는 지난주부터 인수위에 합류했거나 추가로 합류할 인사들에 대해 ‘우리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세평을 수집 중이다. 세평 수집은 국회 보좌진은 물론 인수위 출입 기자들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동원해 비공식적 방식으로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위 비서실로부터 모 인사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은 한 국회 관계자는 “나쁜 소문을 알려달라는 뉘앙스로 느껴졌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 때문에 전문·실무 위원들 중 해촉되는 인사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