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반도체 업황 개선…"6월부터 삼성전자의 시간"

'업황 나침반' 美 마이크론, 호실적 장밋빛 전망 내놔

파운드리 정상화 수개월 걸려…전문가 "2분기에 반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나침반인 미국 마이크론이 호실적과 장밋빛 전망을 발표했지만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 ‘큰손’인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있고 반도체 사업의 한 축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수율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둘러싼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2분기부터 반등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43% 내린 6만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만 원을 회복했다가 이튿날 다시 내리는 ‘두더지 잡기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고개를 들면 기관·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세지는 식이다. 개인이 1324억 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29억 원, 122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전 개미’들의 기대감을 부풀린 뉴스는 반도체주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던 마이크론의 호실적이다. 마이크론은 1분기(회계연도 기준 2분기) 매출액이 7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의 전망치(75억 3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다. 제품 가격 등 업황 영향을 크게 받는 반도체주 특성을 고려하면 마이크론 실적을 통해 다른 반도체주의 1분기 실적도 가늠할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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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호재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거꾸로 움직인 것은 지칠 줄 모르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를 6248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같은 신흥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약해지면서 코스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도 모멘텀을 잃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정점을 지나면서 리오프닝(경기 재개)주와 낙폭 과대 성장주 등의 투자처가 떠오른 점도 삼성전자 수급 꼬임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코스피 시장에 대한 베팅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한국 시장 모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수급이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도 주가를 누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메모리,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세계 1위지만 현재 주가에 사실상 반영돼 있어 주가가 오르려면 신규 사업이라 할 수 있는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낮은 수율’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노출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었지만 아직 고객이 누군지 밝혀진 바가 없다”면서 “수율 문제로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가시적인 수주가 나와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익 개선세가 뚜렷하고 기존 악재가 2분기 내로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파운드리 수율 정상화까지 통상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6~7월에는 수율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도 판가 인상에 기여할 DDR5 등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2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0~15% 정도의 안정적인 주가 상승 구간이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는 주식을 바닥에서 낚는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회복세에 올라탈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 산업은 올 2분기 공급 부족 재진입이 예상된다”며 “낸드는 2분기 고정 가격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동희·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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