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규모가 앞으로 10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산운용사의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퇴직연금을 굴리려는 기관과 개인을 겨냥해 OCIO용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31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삼성OCIO솔루션 성장형 펀드’와 ‘삼성 OCIO솔루션 안정형 펀드’ 2종을 출시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2019년 7월 출시한 확정급여형(DB) OCIO 공모펀드인 ‘삼성퇴직연금TLF7펀드’를 ‘삼성퇴직연금OCIO솔루션밸런스펀드’로 변경하는 등 OCIO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펀드 시리즈는 연기금 및 대학기금 등에서 자금을 OCIO로 맡길 때 적용하는 자산 배분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KB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한화자산운용 등 4곳이 공모형 OCIO 펀드를 앞서 출시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2020년 12월 일찌감치 KB타겟리턴OCIO펀드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3월 31일 기준 안정형과 성장형 모두 유입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최근 NH-아문디자산운용도 ‘NH-Amundi 올바른 지구 OCIO 자산배분 펀드’를 내놓았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OCIO 펀드를 내놓는 이유는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총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자금 중 1조 원 규모가 자산운용사에 맡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특히 올해 4월 14일부터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에 따라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퇴직연금적립금운용계획서(IPS)’ 도입과 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는 만큼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을 OCIO 형태로 운용하는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2018년 약 190조 원에서 2021년 약 266조 원으로 증가세가 가팔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가 시장에 안착한다면 주택도시기금·산재보험기금 등 정부 기금뿐만 아니라 준공공기관과 일반 기업, 대학 등의 자금 운용 아웃소싱기금운용제도가 확대돼 OCIO 시장이 1000조 원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OCIO 시장을 둘러싼 기관투자가 간 경쟁이 투자자의 수익성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금 운용을 전통적인 방식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OCIO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OCIO 간 경쟁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면서 투자자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