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단독] 인수위 "560만 소상공인 피해 재산정"…'배드뱅크'로 부채도 구제한다

코로나 총기간 피해 따져 손실보상률 인상·소급 예고

방역지원금도 332만 곳보다 늘어…재원 마련은 '숙제'

安 "장기·저금리 상환 위한 배드뱅크 설립 검토" 지시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소상공인 등 560만 개 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 규모를 다시 산정한다. 특히 코로나19 전체 기간의 피해 규모를 산정할 계획이어서 손실보상 대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손실보상율 인상과 소급 보상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이와 함께 부실자산 처리 은행인 ‘배드뱅크’를 만들어 코로나19로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구제하기로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배드뱅크를 설립해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구제하라고 지시했다. 안 위원장은 “배드뱅크를 만들어 주택담보대출에 준하는 장기간에 걸쳐 저리로 연체된 대출을 상환할 방안을 관련 분과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본지 3월 31일자 1·6면 참조



31일 서울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는 30일 민생경제분과 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피해 규모 산정 기업 대상을 560만 개 사로 확정했다. 임대업자나 변호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는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에 손실보상 대상을 여행·관광업, 공연 기획업 등으로 확대하기로 약속한 것보다 더 넓은 조사 범위다. 피해 규모 산정 시기도 2020년 코로나19 발생 때부터로 잡았다. 그간의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한 다음 근거에 기반해 넓고 두텁게 손실보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여행업 등 코로나19로 피해본 곳까지 다 조사해보겠다는 취지”라며 “매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등 경영 상태를 보고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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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세청에서 과세 자료를 받아 분석한 뒤 다음 주 코로나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인수위는 피해 규모를 토대로 손실보상과 방역지원금 대상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수위가 ‘온전한 손실보상’ 방침을 세운 만큼 대상은 기존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특위는 지원 받는 국민들 입장에서 만족도가 현저히 낮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피해 산정이 코로나19 기간 전체에 대해 이뤄지는 것은 주목할 지점이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두 차례 진행된 손실보상에서는 각각 2019년 대비 동기 매출 감소분만 계산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가 계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실보상 대상은 물론이고 특정 기간의 매출 감소를 기준으로 선별한 방역지원금 대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손실보상률(보정률)과 보상 하한액을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3분기 손실보상율 80%, 보상하한액 10만 원으로 진행했다가 4분기에 각각 90%와 50만 원으로 높였다. 다만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이마저도 부족하다며 각각 100%와 100만 원으로 손실보상을 진행하겠다고 공약했다.

피해 규모를 전체 기간에 대해 산정하는 만큼 윤 당선인이 공약한 소급 보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도부터 손실보상이 법제화된 지난해 2분기 사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윤 당선인은 이를 겨냥해 취임 즉시 소급 적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경제분과 보고를 받은 뒤 “선거 때부터 국가의 손실보상 책무를 강조해왔다”며 “국가가 개인에게 영업시간 제한과 집합 금지를 강제할 때는 재산권 제한에 대한 손실보상을 해드린다는 당연한 전제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제는 재원이다. 지난해 3·4분기 손실보상액이 4조 600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전체 시기에 대해서는 십수조 원의 추가 보상이 필요할 수 있다. 또 방역지원금 600만 원은 기존 332만 개 사에만 지급해도 19조 9200억 원인데 대상이 확대되면 수조 원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손실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원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불필요하거나 부진한 사업부터 감액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또 세계잉여금부터 한국은행 결산잉여금, 세수, 기금 여유 자금 등 돈을 끌어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충분치 않아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편성된 규모 30조 원 이상 ‘슈퍼 추경’을 살펴보면 10조 원이 넘는 재원 마련 방법은 지출 구조 조정 아니면 대규모 추가 세수 또는 국채 발행뿐이다.

조권형 기자·구경우 기자·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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