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핵보유국에 객기" 말폭탄 재개한 김여정…무력도발 명분 쌓나

서욱 '선제타격' 발언에 원색 비난

金 "쓰레기…심각한 위협 직면할것

남측에 대한 많은 것 재고할 수도"

박정천도 별도 담화…"남조선군 괴멸"

긴장 높여 새정부 군기잡기 분석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일자 담화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개념인 사전 원점 정밀타격 관련 발언을 맹비난하며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군 및 군수담당인 박정천 당 비서도 서 장관 발언에 대한 별도 담화를 내고 서울과 남측 군을 괴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천 담화 내용 보도하는 북한 아나운서./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일자 담화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개념인 사전 원점 정밀타격 관련 발언을 맹비난하며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군 및 군수담당인 박정천 당 비서도 서 장관 발언에 대한 별도 담화를 내고 서울과 남측 군을 괴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천 담화 내용 보도하는 북한 아나운서./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다시 ‘거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 부부장은 ‘선제 타격’을 거론한 서욱 국방부 장관을 가리켜 “쓰레기”라며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를 부렸다”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북한이 새 정부 군기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1일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 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 대결 광기를 드러냈다”고 했다. 서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 타격’과 관련한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사전 원점 정밀 타격’은 북한의 미사일 등 공격 징후가 있을 때 원점을 정밀 타격하는 것으로 ‘선제 타격’과 동일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서 장관의 강경 발언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며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위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 담화에 김 위원장 의중을 반영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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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또 담화에서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 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규정했다. 서 장관을 향해서는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나는 이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며 날을 세운 뒤 “미친놈” “쓰레기” “대결광” 등의 거친 표현을 나열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반년여 만에 ‘말폭탄’을 재개한 셈이다. 군 및 군수 담당 박정천 당 비서도 별도 담화를 내고 서 장관에 대한 경고를 이어갔다. 박 비서는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 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비서는 또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 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놈인가 천치 바보인가”라며 “남조선 군부는 대결적 망동으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잇따른 담화를 두고 이달 무력 도발 전 명분 쌓기라는 전문가 해석이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4월 긴장 고조 시기를 앞두고 북한이 명분 싸움을 위한 본격적인 성명전을 시작했다”며 “향후 남북 간 대결 구도를 본격화시킬 것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북한이 미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비난 없이 대남 비난 수위만 높인 것을 두고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 새 정부 길들이기 목적도 내포됐다”고 했다. 북한이 감행할 도발로는 △금강산 관광국 폐지 △남북 통신연락선 단절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을 예상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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