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미 정책협의단, 백악관에 尹친서 전달…조기 정상회담 등 협의

박진 단장 등 대표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여분간 면담

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협의 직후 기자들과 문답하고 있다./연합뉴스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협의 직후 기자들과 문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 대표단은 미국 측 인사들과 한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도 협의했다.



박진 대표단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분가량 면담한 뒤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며 “이 면담을 통해 저희는 한미 동맹의 강화가 우리 신정부의 외교 정책의 핵심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또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굳은 의지와 비전을 반영한 친서를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친서 내용을 묻는 말에는 “북핵 문제, 경제 안보 등 새로운 도전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한미가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 차원 더 높여 대처해 나가자는 내용”이라고 답변했다.

대표단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면담에서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3월 통화에 이어 대표단이 조속히 방미한 데 대해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윤 당선인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의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10일 당선 확정 이후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바 있다. 양측은 당초 11일에 통화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요청으로 통화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단장은 또 양측이 이날 면담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동맹 강화에 아주 중요한 내용을 알차게 담아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회담 시기나 장소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표단과 백악관은 이날 북핵과 미사일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단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또 대표단이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원칙과 일관성 있는 협상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전략자산 배치에 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그 얘기도 했다. 협의했다”며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전략자산 전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확장 억제 강화에 중요한 요소”라며 “그런 차원에서 오늘 한미 간에 협의를 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요청에 “오늘은 거기까지만 하겠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박 단장은 이날 40여분간 면담에서 미국 측이 주요하게 발언했던 관심사를 묻는 말에 “신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특히 북한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한미가 물 샐 틈 없는 긴밀한 공조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북 공조가 주요 핵심 의제였느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면서 “안보에 관한 우려가 지금 한미 양국 간 높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해야 하며 그것은 역시 강력한 억지력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미국 측의 주문도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답했다.

박 단장은 "한미일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고 한일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며 "한국과 일본이 공통의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은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이익을 실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양국 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시아, 인도태평양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같이 협력할 분야가 대단히 크다는 점을 얘기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첨단 기술과 공급망, 원자력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한미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와 관련해 “한국이 쿼드 워킹그룹에 참여해서 코로나19라든지 기후변화, 신흥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고 한국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내용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과 관련한 한국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공통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시장 경제, 법치주의, 인권, 국제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도 이를 이해하고 같이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면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미 베라 아태소위원장 등과 면담하고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는 한편 의회에서 심의 중인 한국 관련 법안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후 대표단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도 면담하고 상원 의원들과도 회동하기로 했다. 박 단장은 오스틴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한미 간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 주한미군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경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