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먹튀 논란’ 택배견 경태 아빠… 경찰 수사

반려견과 함께 화물차를 타고 다니며 일을 해 화제를 모았던 택배 기사가 강아지 수술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4일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택배 기사 A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그간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인 ‘경태’, ‘태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SNS 계정으로 후원금을 받고, 자신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이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여러 차례에 걸쳐 “경태와 태희가 최근 심장병을 진단받았는데 최근 누가 차 사고를 내고 가버려 택배 일도 할 수 없다”며 후원금을 받았으나 이내 “허가 받지 않은 1000만 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모금받은 돈을 순차적으로 환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다. 총 모금액과 사용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SNS 메시지 등을 보내 빌린 돈도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렇게 챙긴 돈만 수천 만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작 A씨가 실제로 반려견 치료에 쓴 금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00만 원 정도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A씨가 후원금을 횡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지난달 31일 돌연 자신의 SNS 계정을 폐쇄했다.

경찰은 “국민신문고 진정 외에도 5일 A씨를 고소한 사람이 있어 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아직 정확한 피해자의 수나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자신이 모는 택배 차량에 몰티즈 종인 강아지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A씨가 일하는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그의 반려견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