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용산 대통령' 첫 발 뗐지만…신구권력 갈등 불씨는 여전

[국무회의 예비비 360억 의결]

인수인계 작업 탄력 붙겠지만

청문회 등서 갈등 재점화 여지

인사권·특활비 문제도 '뇌관'

정부와 부족분 추가 협상 필요

용산 집무 시작은 6월 넘길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예비비 승인과 함께 집무실 이전과 용산공원 조성 등 ‘용산 시대’ 개막 작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동시에 극한으로 치달을 뻔했던 신·구 권력의 대립 역시 한 고비를 넘기는 모양새다. 정부의 인수인계 작업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지만 갈등은 청문회 정국 등에서 언제든 다시 점화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취임식 전까지는 권력의 이양이 여전히 살얼음판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예비비 360억 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기존 인수위가 요구했던 496억 원보다 136억 원 가량 적다. 인수위는 대통령 집무실 조성과 경호처 이전비 등 부족분에 대해 예비비 추가 편성을 정부와 추후 협의해야 한다. 이에 윤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집무를 시작하는 시기는 6월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예비비 통과가 기존 예상보다 보름 가량 늦어지는 동시에 일부만 편성되면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밤을 새워서라도 이전 (작업을) 해서 5월 10일에 윤석열 차기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며 "한 달 안에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현 청와대와 인수위 측 협조가 잘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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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취임일인 5월 10일에 이전작업을 완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최소 5월 말, 6월은 돼야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설계나 인테리어 등 계약 작업이 곧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용산 집무실 이전이 마무리되기까지 윤 당선인은 약 한 달 가량을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과 서초동 자택을 오가며 출퇴근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예비비 의결로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한 달여 동안 정부의 인수인계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어려웠던 관문을 물밑조율로 잘 통과한 만큼 남은 과제들은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구 권력의 힘 겨루기가 다시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등 주요 보직자에 대한 인사권 문제를 두고 양측이 다시 이견을 드러낼 수 있다. 또 윤 당선인 측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를 겨냥해 '알박기'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갈등 재점화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수활동비 문제 역시 뇌관이다. 온라인 공간으로 김정숙 여사의 '옷 값'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여기에 맞물려 청와대 특활비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청와대가 정면 반박에 나설 경우 양측이 다시 감정싸움을 벌일 여지가 있다.

새 정부 조각이 속도를 내면서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정국에 돌입, 국회에서 여야 간 대립이 격해질 경우 신·구 권력의 관계가 다시금 껄끄러워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인수위는 정부 조직개편도 검토하고 있는데, 여당이 발목을 잡으면 조직 개편은 쉽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원하는 구조의 설계도대로 진행이 안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예비비의 1차 고비는 넘겼지만 2차 3차의 갈등 요소는 널려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신구 권력이 좀 더 현명하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용산공원 전시공간에 국방부와 용산 미군기지 부지 일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6일 서울 용산공원 전시공간에 국방부와 용산 미군기지 부지 일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신한나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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