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이 와중에 러시아에서 경품 행사라니"…오레오·네슬레 직원들 뿔났다

네슬레·펩시 등 러시아에서 사업 지속

직원 130명 항의서한 등 반발 잇따라

오레오의 러시아 홈페이지. ‘배트맨 오레오’를 홍보하고 있다. 오레오 홈페이지 캡처오레오의 러시아 홈페이지. ‘배트맨 오레오’를 홍보하고 있다. 오레오 홈페이지 캡처




네슬레 등 국제적인 식품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사측에 청원을 보내거나 자진 퇴사하는 방식으로 러시아 영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오레오 제조업체인 '몬델레즈'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직원 약 130명은 지난달 몬데레즈 CEO에게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라는 청원을 보냈다. 이들은 청원에서 "몬델레즈의 세금과 임금은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 재정에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이 돈은 결국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이는 데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는 어린이, 여성, 노인이 포함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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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델레즈의 한 우크라이나 직원은 회사가 오레오 러시아 홈페이지에 6000달러의 상금을 내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판촉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통신에 전했다. 현재 오레오는 영화 ‘배트맨’ 개봉에 맞춰 배트맨이 그려진 오레오를 출시하고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직원들의 청원에 대해 "직원들이 가슴 아프고 무의미한 전쟁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에 감사한다"며 "전 세계 동료들에게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고 회사 간부진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슬레에서는 우크라이나 현지 직원 여러 명이 사표를 내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에 남은 직원들을 비난하는 일도 생겼다. 이와 관련 네슬레의 유럽 지역 대표 마르코 세템브리는 회사 간부들에게 "직원들의 사임 소식이 안타깝다"며 "또 남은 직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협박을 당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네슬레, 펩시, 유니레버, P&G 같은 식품 및 생활용품 기업들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이유식, 기저귀, 우유 같은 필수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확히 어떤 필수품들을 팔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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