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데…6억에 팔린 먼지 정체가?

도난·경매·소송 우여곡절 끝에 6억원 낙찰

우주법 전문가 "우주자원 상업화 진일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서 채취해온 먼지 시료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50여만 달러에 판매됐다.

뉴욕에서 열린 본햄스 경매에서 주최 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진품으로 인증한 달 시료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고 홍보했다. 22만 달러부터 시작된 달 먼지 경매는 7차례 호가 끝에 목표가인 80만~120만 달러에는 못 미치는 40만 달러에 낙찰됐다.



경매비를 포함해 낙찰자가 부담해야 할 각종 비용을 합한 최종 가격은 50만4375 달러(6억1735만 원)로 발표됐다. 낙찰자 신원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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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지 시료들은 알루미늄으로 된 직경 10㎜의 전자현미경 시료판에 카본테이프를 덮어 고정한 형태로, 모두 5개로 구성돼 있다. 너무 작아 본햄스 측이 무게조차 제공할 수 없고 크기를 마이크로미터(㎛)로 제시할 정도다. 이 먼지들은 암스트롱이 달 시료를 담은 테플론 백을 지퍼가 달린 흰색 백에 다시 담아 지구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봉합선 틈새에 남아있던 것들이다.

'달 시료 수확물'이라고 적힌 이 백은 NASA가 수십 년 전 다른 물품과 함께 캔자스주의 '코스모스피어 우주박물관'에 대여해 전시되다가 사라졌다. 이후 지난 2002년 물러난 박물관장 맥스 아리가 전시품들을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압수물 중 하나로 다시 등장했다.

연방 보안관국 당국은 지난 2015년 아리의 사기와 절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선고된 벌금 확보를 위해 시료 백을 온라인 경매에 부쳤다. 이를 995달러에 낙찰받은 변호사 낸시 리 칼슨은 시료 백을 NASA 존슨우주센터에 보내 진품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달에서 가져온 모든 시료를 정부 자산으로 간주하며 개인 소유를 허용하지 않아 온 NASA가 이를 돌려주지 않으려 하자 칼슨은 소송까지 걸었다. 결국 칼슨의 소유권이 인정된 백은 지난 2017년 경매를 통해 181만2500 달러(22억2000만 원)에 판매됐다. 이 백에서 채취한 먼지 시료도 법정 밖 화해를 통해 칼슨 측에 반환돼 경매에 나왔다.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법과대학원의 국제우주법 전문가 마크 순달은 이번 경매에 대해 "우주공간의 자연 자원 상업화를 향한 행진의 진일보"라고 평가했다고 네셔널지오그래픽은 전했다. 또한 우주법 전문가들이 이번 경매가 앞으로 소행성에서 채굴한 금속 등과 같은 외계 물질의 거래에 갖게 될 의미에 흥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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