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건설공사의 총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업계획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재검토만 1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 착공이 예정된 광주역에서 첨단, 수완지구를 잇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건설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2025년 3단계 구간의 완전개통도 사실상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사업과 관련해 타당성 재조사 면제를 결정했다. 광주시는 2010년 최초 사업비 확정 이후 물가상승, 안전장치 강화와 관련한 법 개정, 현장여건 변화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한 만큼 타당성 재조사 없이 증액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당시 2단계 사업 예산이 기존 2조2114억 원보다 9000여억 원이 증가한 3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타당성 재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예산이 기존 추정액보다 15% 이상 늘어나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기재부도 애초 광주시의 막대한 추가 예산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특히 타 자치단체 관련 사업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시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지하철 건설이 늦어지면서 원자재가 등 관련 물가 등이 치솟은 점을 부각하며 기재부를 설득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5월 2단계 실시설계 총사업비 사전협의 이후 추가로 늘어난 9000여억 원에 대한 KDI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가 1년 동안 진행 중에 있어 2단계 구간 착공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기본설계조차 추진되지 않은 2호선 3단계 구간(4.8㎞, 백운광장~남구 효천역)의 사업비가 이번 총사업비 조정에 포함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2호선 3단계 구간은 설계가 진행되지 않아 명확한 사업비 추정은 불가하나 최소 6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구간은 중고등학교와 대학(광주대, 송원대 등), 주거단지가 밀집돼 있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대비해 다양한 주택개발사업 등이 추진 중에 있어 공사가 지연될 경우 지역민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추진 계획과 달리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에 대한 비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한 관계자는 “총사업비 증액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어온 도시철도 2호선의 총체적 문제는 지난 2018년 시민공론화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지금이라도 광주시는 명확하게 시민들에게 현재 도시철도 2호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도시철도 관계자는 “2단계 구간의 늘어난 사업비가 적정한가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사업비를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기재부와 협의 조정 중에 있다”며 “1년 가까이 협의가 지체되고 있는데 여러 장애요인으로 공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