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드레스 대신 군복"…전쟁 중 결혼식 올린 우크라 군인 부부

러, 우크라 침공 2주전 약혼…7일 키이우 공원서 결혼식

부부, 신혼여행 대신 곧바로 전선 복귀…"나라 지켜야"

우크라이나 군인 커플이 7일(현지시간)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군복을 입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 군인 커플이 7일(현지시간)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군복을 입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2주 전 약혼을 한 우크라이나 군인 커플이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군복을 입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사연이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거진에 따르면 아나스타시아 모키나(24)와 뱌체슬라프 코크류크는 지난 7일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약 5년간 교제해온 이 커플은 몇 달 전만 해도 키이우에 사는 평범한 연인이었다. 뱌체슬라프는 러시아 침공 2주 전 아나스타시아에게 청혼한 상태였으며, 이들은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후퇴하기 전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다.

우크라이나 군인 아나스타시아 모키나(왼쪽)과 뱌체슬라프 코크류크가 7일(현지시간)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 군인 아나스타시아 모키나(왼쪽)과 뱌체슬라프 코크류크가 7일(현지시간)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다만 개전 후 아나스타시아는 키이우에, 뱌체슬라프는 전략적 요지에 배정돼 서로 떨어져 있게 됐다. 뱌체슬라프 소속 부대가 언제 다시 키이우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만큼, 아나스타시아는 뱌체슬라프가 키이우에 잠시 돌아온 당일 서둘러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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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준비를 할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으나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던 아나스타시아의 어머니는 케이크, 꽃다발, 화관을 주문했고, 동생은 아나스타시아 결혼 반지 상자를 챙겼다. 전우들은 카페와 꽃, 샴페인 잔, 부부가 탈 차를 준비했다. 대대 사령관도 준비에 동참했다. 이 같은 도움 끝에 부부는 무사히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결혼식장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결혼증명서에 서명한 뒤 샴페인 한 잔만 마신 뒤 피로연을 가졌다.

결혼식에는 전우, 인근에서 봉사하던 친구, 오랜 지인 등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모두 남성 하객으로, 유일한 여성 하객은 아나스타시아의 가장 친한 친구 뿐이었다.

아나스타시아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통화로 함께 했다.

부부는 결혼식 다음날 곧바로 전선에 복귀했다. 아나스타시아는 "우리가 쉬는 동안 누군가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하므로 휴가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신혼여행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끝날 것이고 우린 반드시 승리할 것" 이라며 "파괴된 모든 것을 재건하고, 수백만 명이 정상적인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나스타샤는 "(우크라이나) 승리 후에도 총기 허가를 받고 훈련을 계속하고 싶다"며 "이 전쟁이 끝나기 전까진 언제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를 죽이러 올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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