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오후 5시쯤 다세대주택 1층에서 층간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함께 있었던 피해자 남편 A씨가 아내의 비명을 듣고 계단을 뛰어오르고 있다./연합뉴스'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 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찰의 행태를 바로잡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8일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인천 흉기 난동 사건에서 보인 경찰 행태 바로 잡아주시기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자 가족의 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 A씨는 "큰일을 하시느라 저희와 같은 피해자 가족들이 대통령님게는 사소한 일로 보일 수 있겠으나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국가의 통치권자가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해 11월 15일 우리는 2번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1차 신고는 딸이 했는데 출동한 경찰은 범인 손에 흐르는 피를 보고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2차 신고 때는 출동한 경찰 두 명은 폐쇄회로(CC)TV에 공개된 것처럼 모두 도망갔다"면서 "만약 자기 가족 일이었다면 문이 안 열린다고 밖에서 그냥 그러고만 있었을까. 시민이 칼에 찔리는 것까지 본 경찰들이 한 행동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아울러 A씨는 "딸의 신고로 사건 당일 1차 출동한 남자 경찰 2명도 조사해달라"며 "당시 딸은 범인의 횡포로 무섭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경찰에게 절규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아내는 지금 뇌가 괴사해 인지 능력이 1~2살 정도이며, 딸은 젊은 나이인데 얼굴과 손등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딸과 이제 나이가 50살도 안 된 아내는 30~40년을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A씨는 "국가의 잘못으로 피해를 본 우리 가족이 살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지급해 달라"면서 "환자를 간호하고 돌봐야 함에도 부족한 생계비가 걱정돼 돈을 빌리고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현실에 우리 가족은 두 번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관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5년 일했는데 한 달 300(만원)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 등의 댓글을 남겨 논란이 일었던 일을 언급하면서 "이런 댓글을 올리는 썩어빠진 경찰이 있다"며 "이런 데 어떻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느냐"고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5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은 인천 논현경찰서 경찰관 2명이 피의자가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알고도 바로 대응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해 논란이 일었다.
뒤늦게 공개된 CCTV에는 경찰들이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 뿐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빌라 1층에서 범행 장면을 흉내를 내는 모습까지 공개돼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