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급성장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의 추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급감한데 이어 CNN방송이 출시한 뉴스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CNN+가 론칭 한 달만에 문을 닫으면서 OTT 시장이 성장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 릭트 CNN 신임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은 사내 메모를 통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CNN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올바른 결단"이라며 CNN+의 서비스를 오는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CNN+가 론칭한 지 불과 3주만에 나온 것으로, 결국 서비스가 한 달만에 종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은 CNN+의 론칭에 맞춰 유명 앵커 등을 고용하고 뉴욕 맨해튼에 사무실까지 추가 임차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하루 시청자수가 1만 명을 밑돌면서 실망을 안겼다.
넷플릭스의 실적이 시장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CNN+의 폐쇄 소식까지 나오면서 OTT 업계를 둘러싼 전망은 더욱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19일 넷플릭스는 올 1분기 구독자가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애널리스트들은 구독자가 250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는 구독자 20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348.61달러였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튿날 전 거래일 대비 35.12% 하락한 226.19달러에 마감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날에도 3.52% 하락하며 218.22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210달러대까지 하락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마켓워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존에 활발하게 소비하던 사람들이 어디에 지출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디즈니+에서부터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NBC유니버설의 피콕, HBO맥스, 디스크버리+, 파라마운트+ 등 OTT 서비스업체가 넘쳐나는 것도 문제다. 물가 상승으로 여러 개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결국 OTT 업체의 과도한 난립과 경쟁이 소비자의 이탈을 불렀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상품의 구독료가 월 9.99달러이며, 디즈니+는 월 8달러, 아마존 프라임은 월 14.99달러, 애플TV는 월 4.99달러에 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같은 비용을 지불하며 모든 OTT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쉽지 않다. 글로벌 데이터의 샬럿 뉴턴은 마켓워치에 "현 시점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는 줄어드는 구독자를 뒤쫓고 있다"며 "이제 기업들이 기대치를 조절하고 추가 구독자 감소를 막기 위해 상품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시장 조사기관인 민텔의 피오나 오도넬도 "사람들은 가치 있다고 생각할 때 구독할 준비가 돼 있지만 현재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해 지출을 재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