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내식도 이륙…'구름 위 신라면' 부활

하늘길 열리며 식품업계도 분주

농심, LCC 등 신라면 공급 계약

빙그레·BBQ 등도 '기지개'

K푸드 인기에 외항사도 러브콜


코로나 19로 오랜 시간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컵라면과 아이스크림 등 기내식 매출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내식은 식품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글로벌 식품’으로서의 홍보에 톡톡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가 공들이는 영역이다. 주요 항공 노선의 운항 재개와 여행 수요 회복 속에 기내식 공급처 확대를 둘러싼 업계의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최근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와 신라면의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에어프레미아가 확보한 한국~독일 노선에서도 신라면 컵라면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농심은 또 다른 신규 외항사와도 신라면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가 늘어날수록 기내식 매출도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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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1997년 업계 최초로 대한항공(003490)에 신라면을 공급한 후 아시아나항공(020560)·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국내 전 항공사로 판매처를 넓혔다. 2013년부터는 아메리칸 항공을 시작으로 에어프랑스·영국항공·하와이안항공 등 20여 개 외항사에도 신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신라면의 기내식 매출은 2017년 16억 원, 2019년 20억 원으로 확대되는 추세였으나 코로나 19로 하늘길이 막히고 기내 취식이 불가능해지면서 2020년 2억 원으로 급감했다.

빙그레(005180)와 BBQ·죠스떡볶이 등도 기내식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빙그레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한항공에 ‘끌레도르 치즈케익미니컵’을 기내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2019년 연간 판매량은 220만 개를 기록했다. BBQ 치킨닭강정과 떡볶이 등 분식도 이색 기내식 메뉴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기내 제공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 식품은 주 공급처가 LCC 동남아 노선인 만큼, 여름휴가 기간인 올 하반기부터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기내식 제조 업체도 미소를 짓고 있다. 아워홈 기내식 서비스 자회사 ‘하코’의 경우 올 1분기부터 주문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기내식 서비스 2위 업체로, 2018년 아워홈에 인수됐다. 현재 싱가포르항공과 ANA, EVA 등의 기내식을 현지에서 생산한다. 2019년 매출은 720억 원이었으나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240억 원으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아워홈 관계자는 “여행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식음료 매장도 운영 재개를 준비 중이다. CJ(001040)푸드빌과 아워홈 등 식음료 업체들은 여객 수 감소에 따라 그동안 전체 매장 수의 절반만 운영해왔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41만 명으로 2020년 4월(15만 명)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인터파크투어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대양주(193%)와 동남아(178%), 유럽(129%) 지역의 해외항공권 예약 건수가 크게 뛰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로 해외 인지도가 높아진 라면과 만두, 치킨 등을 중심으로 외항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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