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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우후죽순 환자는 '뚝'…출혈경쟁에 한방병원 '눈물'

한방병원, 작년 479곳으로 전년比 16.8% ↑

환자는 2019년 78만명→2020년 76만명 ↓

기관당 진료비는 보건소 빼고 유일하게 감소

‘출혈 경쟁 탓’ ‘코로나 탓’ 한방계도 의견 분분





“지난해 코로나19로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었는데도 한병병원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합니다. 수익이 줄어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한 한방병원 관계자)



코로나19로 한방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한방병원 1곳 당 진료비가 뒷걸음질쳤다. 한방병원의 수익이 악화한 데에는 늘어난 한방병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방계의 분석이다. 한방계는 우선 단계적 일상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한방병원 수익 악화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한방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410곳이던 한방병원은 2021년 479곳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16.8%로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등 13개 요양기관 가운데 으뜸이다.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요양기관은 상급종합병원으로 같은 기간 42곳에서 45곳으로 3곳이 늘었다. 증가율은 7.1%로 한방병원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 상당수 요양기관은 같거나 줄었고 증가했어도 증가율이 1~2%대에 그쳤다.



한방병원이 이처럼 증가한 데는 ‘한방 건강보험 적용(급여화)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방병원의 한 관계자는 “2019년 추나 요법 급여화가 한방계에 준 임팩트가 컸다”며 “다양한 한방 치료에 건보가 적용될 여지가 커지다 보니 한방병원을 세우면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도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입원이 안되는 한의원보다 한방병원을 선호한다는 점도 한방병원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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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방병원은 늘었지만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는 줄어드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72만 8000명이었던 한방병원 환자 수는 △2017년 73만 8000명 △2018년 74만 3000명 △2019년 78만 명으로 매년 증가하다 2020년 75만 8,000명으로 꺾였다. 아직 2021년 통계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021년의 경우 2020년보다 환자 수가 더 줄었을 것이라는 게 한방계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 심화로 한방병원 1곳 당 진료비는 되레 줄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 11억 8300만 원이던 기관 당 진료비는 2021년 10억 9500만 원으로 7.4% 줄었다. 공익적 성격이 짙은 보건기관을 빼고 기관 당 진료비가 감소한 것은 요양기관 중 한방병원이 유일하다. 한 한방병원 관계자는 “메이저 한방병원의 경우 비급여 치료라 할지라도 비용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고 한방병원 간 비용 차이도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마이너 한방병원의 약침, 한약 등 비급여 치료 비용은 천차만별인 게 사실이고 일부에서는 출혈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비급여 추나 요법은 무료로 해주는 곳부터 최고 50만 원을 받는 곳까지 있다. 추나 요법에 물리 치료까지 더해진 도수 치료의 경우 편차가 더 커진다. 자율훈련법은 1000원부터 2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한방 시술료의 경우 지역별로도 편차가 심하다. 한방병원이 많은 광주와 전북 등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일부 한방병원은 자동차 사고를 당한 환자가 한방병원 입원 치료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해 병실을 고급 TV, 안마 의자 등으로 호텔 객실처럼 꾸미고 환자를 유치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한방병원의 한 관계자는 “과거 나일롱 환자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면서 현장 상황은 개선됐다”며 “한방 수익 악화의 원인과 공급 수요·전망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다양한 치료가 급여화되면 한방병원 간 출혈 경쟁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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