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세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약 3만원)에 준다고 해도 안 산다”고 한 발언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버핏이 이전부터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깎아 내렸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버핏과 그의 친구 찰리멍거의 나이를 합치면 180세가 넘는다"며 “생전에 비트코인이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버핏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인 시각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할 생각이 없다”며 “전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오랜 투자 친구이자 버크셔 부의장인 찰리 멍거도 "어리석은 것, 악한 것,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이 세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며 거들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무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이날 주주총회에 참여한 주주만 4만 여명에 이른다. 전 세계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된 행사에서 비트코인을 평가절하한 셈이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즉각 반응했다. 한 투자자는 고령인 버핏과 찰리 멍거의 나이를 지적하며 “둘의 나이를 합치면 180세가 넘는데 비트코인이 탈중앙화 화폐로서 정착하고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나이와 경험으로 인한 보수적 성향에 따라 이들은 세계 경제의 질서 변화에 대한 감을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전에도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의 등장과 이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비판한 투자자도 있었다.
비트코인 인플루언서들도 버핏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해 너무 말이 많다”고 지적했고,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는 “모든 사람들이 BTC에 대해 말하기를 멈추지 못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BTC와 버핏은 서로가 필요없다”며 “버핏은 종이돈이 많아 행복하고 BTC는 충분한 지지자가 있어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핏은 이전부터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버핏은 비트코인을 ‘쥐약’으로, 찰리 멍거는 ‘성병’으로 부르기까지 했다. 이들의 발언이 소개될 때마다 비트코인 진영이 반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창펑 자오는 지난해에도 "워런 버핏은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며 “최근까지도 폴더폰을 사용한 그가 안전하게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도 지난달 열린 ‘비트코인 2022 컨퍼런스’에서 “워런 버핏은 암호화폐의 적”이라며 “워런 버핏은 암호화폐를 반대하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노년층이 지배하는 사회)’를 이끄는 억만장자”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