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마크롱 "새로운 유럽국가 공동체 만들자"

우크라 등 신속한 합류 위해

EU 가입 기준 낮추기 보다

英까지 아우를 협의체 제안

경제주권 의식, 정치에 방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스트라스부스에서 열린 '유럽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유럽연합(EU)과 별도의 유럽 정치공동체 창립을 제안하며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스트라스부스에서 열린 '유럽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유럽연합(EU)과 별도의 유럽 정치공동체 창립을 제안하며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별도로 유럽 국가들의 정치·안보 교류를 위한 '유럽 정치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단일 경제·통화정책에 반발해 EU를 떠난 영국은 물론 우크라이나 등 비EU 국가까지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공동체를 구성해 유럽의 결속을 다지자는 취지다.

로이터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며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규 회원국의 EU 가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가입 기준을 낮추기보다는 EU를 떠난 국가나 새로 들어오려는 국가들이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유럽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중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이 전날에 이어 오늘도 유럽의회에서 유럽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여정을 어떻게 지원할지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나흘 만인 2월 28일 EU 가입 신청을 했다.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신청과 관련된 의견서를 EU 집행위에 제출하고 집행위의 검토를 거쳐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우크라이나는 후보국 지위가 부여돼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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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에서 보여준 용기를 고려하면 우크라이나는 이미 마음속 깊이 유럽,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라며 “하지만 만약 우리가 내일 우크라이나에 후보국 지위를 준다고 해도 실제로 합류할 때까지는 수년 내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 잘 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등 신규 가입 희망 국가나 이미 EU에서 이탈한 영국 등까지 빠르게 힘을 합치려면 EU 외에 별도의 유럽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새 협의체의 방점을 정치 분야에 찍었다. 이는 영국은 물론 그리스·이탈리아 등 EU 탈퇴 논의가 불거진 국가들이 모두 EU 체제에서의 경제 주권에 대한 논란을 문제 삼아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정치공동체는 정치 협력이나 안보는 물론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 유럽인 간 교류에 대한 투자 등 유럽의 핵심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유럽 국가라면 어디에든 열려 있을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재선 이후 첫 해외 방문국인 독일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와 회담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금융 및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우의를 강조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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