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미국 탄생의 계기가 된 이슬람 국가 이야기

■술탄 셀림

앨런 미카일 지음, 책과함께 펴냄





신간 ‘술탄 셀림’은 16세기 초반 오스만제국의 최전성기를 이끈 셀림 술탄(황제)의 이야기다. 당시 오스만제국은 유럽 발칸반도와 중동, 북아프리카에 걸쳐 오늘날 30여개국에 해당하는 영토를 지배한 강대국이었다. 오스만제국은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무역로를 독점한 것은 물론, 강력한 군사력과 이슬람 종교전파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했다. 셀림 술탄은 겨우 재위 8년(1512~1520년) 동안 제국을 최대 판도로 확장했다.

미국 예일대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사에서 오스만제국의 역할이 그동안 인식돼 온 것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본다. 오스만제국은 스페인 등 유럽 나라들, 러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당대 거의 모든 세계사적 사건에 지정학적 영향을 미쳤다. 이의 그림자는 현대에도 남아 있다.



일반 독자들이 이런 사실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서구 중심의 역사서술을 추종한 데 따른 것으로 저자는 주장한다. 유럽 기독교 우선 역사관을 통해 “처음부터 무슬림(이슬람교도)는 열등했고 지금은 테러리스트”라는 인식이 고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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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재의 초강대국 미국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등 서양의 대항해시대를 다소 시니컬하게 인식한다. 오스만제국이 무역 방해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유럽인들의 대서양 횡단이 시도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저자는 오히려 이슬람 세력의 공격 위협에 대한 기독교 유럽인들의 우려가 커진 것이 더 중요했다고도 지적한다. 아시아에서 새로운 반(反)이슬람 동맹을 찾고자 하는 시도가 인도로 가는 항로탐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신대륙’의 존재를 몰랐던 콜럼버스는 또 하나의 십자군운동에 나섰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이슬람에 대한 비현실적인 공포, 즉 ‘이슬람포비아’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여전히 유럽이나 미국의 문화에서 무슬림은 악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책은 서양 위주의 편파적인 역사가 아니라 이슬람 그 자체의 역사를 사실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오스만제국은 지난 20세기 초까지 거의 400여년간 대제국으로 유지됐다. 오스만제국 왕조는 할아버니 메흐메트와 아버지 바예지트에 이어 셀림을 통해 기초를 굳건히 했다. 셀림은 ‘정복왕’으로 불렸는데 피정복지마다 고유의 사회구조와 문화를 유지되도록 인정했고 종교적 다양성 정책을 펼쳤다. 3만 8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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