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방 당국이 2일 국장급 정례 회의를 열고 양국 해·공군 간 직통전화(핫라인) 추가 개통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위급 교류를 통해 상호 신뢰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의 여파로 한반도 주변의 안보 위협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중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중국 국방부와 제20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측 수석대표로 우리 측은 김상진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중국 측은 쑹옌차오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했다. 원래는 올해 초에 열려야 했으나 코로나19 상황 및 양국 간 국내 이벤트(베이징 동계 올림픽, 대한민국 대선) 등을 감안해 6월에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한반도 및 역내 안보 정세와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국방 교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우발 충돌 방지와 위기관리를 위해 2021년에 개정한 ‘한중 해·공군 직통전화 양해각서’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직통전화의 추가 개통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한 후 실제로 운용해나가기로 했다. 한중 해·공군 간에는 이미 기존에 1개 회선씩의 핫라인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해당 회선은 중국군의 5대 전구 중 동북3성·산둥성·내몽골 등을 주로 관할하는 ‘북부전구’에 연결돼 있어 동·남해 전역에서 군사 갈등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추가로 설치될 양국 해·공군 핫라인은 중국 장쑤성·상하이 등의 지역을 관할하는 동부전구와 연결될 예정이다. 해당 핫라인이 설치되면 한중 간 이어도 갈등, 미중 간 대만 문제 등을 놓고 한중 간에 우발적 군사 충돌이 빚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한중 간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발전시켜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측은 국방 부문에서도 고위급 소통과 교류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군사적 신뢰 관계를 증진해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이달 중순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한중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의제 및 일정에 대해서는 계속 조율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