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중단에도 한동안 주춤했던 지방공항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유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서도 노선 확대와 운항편 증대가 이어지면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지역관광도 날개짓을 하고 있다.
23일 전국 공항과 지자체에 따르면 이용객 감소로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울산공항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이용객이 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5월 기준 2020년 8만 4134명이었던 울산공항 이용객은 올해 같은 기간 18만 7548명을 기록하며 오히려 이용객이 증가했다.
울산공항은 지난 2010년 11월 KTX울산역 개통 이후 이용객이 급감했다. 2009년 51만 3000명이었던 이용객은 2010년부터 줄기 시작해 2014년 22만 9000명으로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다. 울산시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울산공항에 취항한 항공사에 손실금과 공항시설 이용료 등으로 연간 18억 원의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2년 4개월 만에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7월 중 베트남 다낭, 나트랑, 달랏 노선과 태국 방콕,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이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베트남 하노이 노선도 항공사와 전세기 계약을 완료하고 조만간 여행사에서 상품을 확정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남도는 그동안 무안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 재개를 대비해 공항 진입도로 8.12㎞ 구간에 4차선 확장 공사를 완료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주차장 1413면을 증설해 총 3284면으로 늘렸고 관리동과 장비고를 신축했다. 면세점 확장과 체크인카운터 추가 설치 등 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여객청사 리모델링도 추진 중이다.
대구국제공항도 이날 티웨이항공이 태국 방콕 정기노선을 추가로 운행하며 승객 유치에 나섰다. 방콕 노선은 189석 규모로 매주 목·일요일 주 2회 운항한다. 지난달 28일에는 티웨이항공베트남 다낭 노선을 취항하며 주 2회 운항 중이다.
청주국제공항도 국제선 운항을 본격 재개한다. 충북도에 따르면 최근 충북 여행업계는 7월 말 베트남 다낭과 달랏 등을 3박 5일 일정으로 오가는 부정기편 상품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순차적으로 태국·방콕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객 수요 회복에 맞춰 청주공항역과 제3·4 주차장, 청주공항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 운행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여행객 증가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마저 제쳤던 제주국제공항은 막혔던 해외 노선이 재개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제주공항에 정기 노선 성격의 국제선이 착륙한 것은 2020년 4월 인천국제공항의 검역 일원화 조치에 따른 입국 제한 시행 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달 2일에는 코로나19로 잠정 휴업에 들어갔던 제주국제공항 면세점도 운영을 재개했다.
김해국제공항에서는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국제선 노선을 넓히고 있다. 29일 28개월 만에 부산발 다낭 노선을 운항하면서 국제선은 기존 칭다오·사이판·괌·후쿠오카을 포함해 5개 노선으로 늘었다. 7월에는 울란바토르·오사카·코타키나발루·나트랑·세부·방콕 등 일본과 동남아 위주로 국제선 6개 노선을 추가 운항한다.
이들 노선 중 나트랑과 방콕은 신규 취항 노선이며 나머지 노선은 29개월 만에 복항하는 노선이다. 7월로 예정됐던 삿포로 노선도 8월 1일부터 재운항한다. 여기에 베트남항공과 필리핀항공, 몽골항공 등의 해외 항공사들도 취항했거나 취항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격리 면제를 시행하는 국가가 늘면서 지방공항에서 바로 해외로 떠나는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다만 인천공항에 비해 운항 허가 노선 및 항공편 수가 저조해 지방공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노선을 늘리고 운항 편수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