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일상을 ‘복사, 붙여넣기’ 한 듯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를 자랑했던 웹드라마 '좋좋소' 제작진이 신규 웹드라마로 돌아왔다. 이번엔 시즌(seezn)과 손 잡고 오리지널 콘텐츠 '강계장'(감독 이태동)을 선보인다. 사회복무요원 기주(김기주)의 시선으로 K 공무원 나아가 K 직장인 현실을 100% 담아내겠다는 포부로 뭉친 이들은 '좋좋소'에 버금가는 현실감과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까지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리얼 풍자극을 선사한다.
'강계장'은 28세 늦깎이 사회복무요원 기주가 상수도 정수 사업소에 발령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고지식한 스타일의 강계장(박진수), 마귀할멈 한주무(김금순), 팀 내 엘리트라 불리는 김주사(주민찬)와 막내 정주사(하정민), 사회복무요원 최제우(최제우)와 전경민(전경민)까지 한 층 리얼해진 캐릭터들로 풍성함을 더한다.
'여기선 할 줄 알아도 모른다고 해야돼요'
리얼리티는 더 짙어졌다. 비단 공무원 뿐만 아니라 사회초년생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웃픈 현실 스토리는 공감대를 자극한다. 낯선 환경에 이 곳 저 곳 눈치 보는 기주와 매일이 억울한 경민, 눈치 싸움 하는 김주사와 정주사까지 K 공무원, K 막내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깊어진 현실감은 '강계장'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살아가며 한 번쯤 들어본 듯한 대사, 한 번쯤 겪어본 듯한 상황은 빵빵 터뜨리지 않아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역시 드라마의 중요 포인트다. 이전 '좋좋소' 시리즈에서도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인기 비결 중 하나였던 만큼 이번 '강계장' 배우들의 케미도 남다르다.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라는 카피와는 상반된 사무실 분위기와 그 속에서 아슬아슬한 케미를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관계성이 재미를 더한다.
반가운 얼굴도 등장한다. '좋좋소'에서 중소기업에 취업한 29살 조충범 역을 연기한 배우 남현우가 그 주인공이다. '강계장' 1회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에서 신체검사를 받는 기주, 그 옆으로 대기 중인 남현우 배우가 모습을 보인다. 대기 중인 사람들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주황색 반팔티에 검정 반바지 차림이지만 그 속에서도 기주와 남현우, 두사람이 눈에 띈다.
이들은 서로에게 전할 말이라도 있는 듯 눈을 맞춘다. 남현우의 카메오 등장은 큰 대사 없이도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마치 '이제 네 차례다'라고 말 하는 듯한 눈빛 연기는 '강계장'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뿐만 아니라 18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2인조 사실주의 개그 유튜버 뷰티풀너드(전경민, 최제우)의 등장은 반가움을 더한다. 이들은 그간 '슬기로운 폐급 생활', '7수생 시리즈' 등 현실을 반영한 콘텐츠로 '진짜보다 진짜 같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나아가 '내가 걔 논란 터질 거라 했지?', '가뭄인데 물을 300톤을 쓴다고?' 같은 짧은 영상으로 한 편의 블랙코미디 영화 못지않은 현실 풍자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짧은 러닝타임은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이다. '강계장'은 한 회당 10분~20분 분량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다. 작위적인 웃음보다 은은한 유머를, 신파극보단 현실적인 스토리를 선호한다면 한 번쯤 음미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 시식평 - 웃픈 현실이란 바로 이런 것. 깔깔 웃다가 문득 숙연해짐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