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업경기전망, 18개월전 '코로나 공포' 수준…고물가·환율·금리 '3중고'

전경련, 600대 기업 BSI 조사…4달 연속 100 하회

6월 실적치는 2020년 9월 이후 최악…11.1P 급감

제조업, 4월부터 부진…투자·자금·수출 전방위 악화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으로 1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BSI 전망치가 92.6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91.7) 이후 최저치다. 올 4월(99.1)부터 4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전 달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6월 BSI 실적치는 86.1로 2020년 9월(84.0)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97.2)보다도 11.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전망치뿐 아니라 실제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나빠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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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제조업(90.4)과 비제조업(95.1) 모두 7월 BSI가 100을 하회하며 부진했다. 특히 제조업은 4월(94.8)부터 4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 이하에 머물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수급 차질을 겪고 있는 비금속 소재·제품(57.1)의 수치가 가장 나빴다. 소비 위축으로 판매 부진, 재고 증가 우려가 큰 섬유·의복(63.6)도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도시가스 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친 전기·가스·수도(78.6)의 전망치가 가장 낮았다.

부문별로는 재고(103.6·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 투자(99.7), 수출(99.0), 자금사정(97.1), 채산성(95.8), 내수(95.8) 등이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고용(103.9)만 유일하게 긍정적인 다음달 전망이 나왔다. 수출과 내수 BSI는 주요 기관의 세계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 투자는 지난해 4월(99.4) 이후 1년 3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다.

자금사정과 채산성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악화 전망이 이어졌다. 회사채 금리 상승, 증시부진 등 기업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는 게 그 이유였다. 환율 급등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과 제품 판매 부진도 채산성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인한 정부 정책의 한계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하고 세 부담을 낮춰 기업의 경영 활력을 살려야 한다.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제 원자재 수급 상황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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