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미디어 소비자가 원하는 화질을 충족시키려면 압축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30일 서울 상암 티빙사무실에서 만난 조성철 티빙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티빙은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월간활성이용자(MAU)를 기록 중이다.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티빙은 324만 MAU를 기록했다. 쿠팡플레이(321만)·웨이브(307만)·U+모바일tv(156만)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종합격투기 대회 UFC·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그래미 어워드 등을 OTT 독점 생중계한데 이어 오는 8월에는 임영웅 콘서트도 생중계할 계획이다. 스포츠·음악·예능 등 장르를 넘나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차별화된 OTT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티빙의 개발 직군에는 타사에는 없는 미디어 엔지니어가 있다. 영상 압축 알고리즘을 고화질로 튜닝하는 사람들이다. 조 CTO는 “티빙은 외국 경기를 국내 소비자에게 송출하는 ‘트랜스코딩’을 아웃소싱하지 않고 내재화해 화질이 좋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머신러닝 추천·앱·웹·서버 개발 엔지니어 등 총 60여 명의 개발 인력이 있다.
개발자들이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 대신 OT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 CTO는 “큰 IT조직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능과는 동떨어진 시스템 운영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OTT에서는 서비스를 개발하며 사용자의 피드백이 바로 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을 하면서 미디어·동영상을 다루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조 CTO 역시 네이버 동영상 클라우드 개발 담당으로 일하다가 지난 2020년 말 티빙으로 왔다. 그는 “네이버에서 10년간 겪었던 시행착오들 덕에 티빙에서는 짧은 기간에 체계적인 개발 조직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티빙의 대표 기술로는 압축과 추천 알고리즘을 꼽았다. 영상 콘텐츠의 압축률을 높이면 이용자는 적은 데이터로도 고화질을 시청할 수 있다. 티빙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거쳐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전송하는데 영상 압축률이 좋을수록 CDN에 내는 사용료도 줄어든다.
최근 도입한 추천 알고리즘으로는 이용자들의 클릭률이 30%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알고리즘으로 추천 클릭률을 높여봤자 10, 20%"라며 "딥러닝 기반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이용자들이 정말 딱 좋아하는 콘텐츠만 뜨게 해 높은 클릭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브랜드관 론칭뿐 아니라 올해 일본·대만 등 해외 진출을 선언하며 해외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조 CTO는 “글로벌 서비스에 용이하도록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으로 개편 중”이라며 “국가별 기기·재생 환경에 최적화된 구조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빙은 현대차와 업무협약을 맺고 차 안에서 티빙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