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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최동훈 감독 "SF물 전통 없는 K시네마…이 작품이 레퍼런스 되길"

"현재·과거 넘나든 독특한 스토리

韓도 이런 영화 있다 보여주고파"

영화 ‘외계+인’의 최동훈 감독. 사진 제공=케이퍼필름영화 ‘외계+인’의 최동훈 감독. 사진 제공=케이퍼필름




“‘외계+인’은 원작이 없는 순수 창작물인데다, 한국영화는 할리우드와 달리 SF물에 대한 전통이 없다 보니 시나리오부터 다른 작품보다 두 배는 더 걸렸어요. 많은 감독들이 SF영화를 준비하는 걸로 아는데, 이 작품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길 바랍니다.”



20일 1부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은 SF물과 사극을 혼합한데다 외계인까지 등장하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타짜’ ‘도둑들’ ‘암살’ 등 흥행에서 실패한 적 없는 최동훈 감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 감독은 지난 15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 작품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한국에도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외계+인’에서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홍콩 무협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CJ ENM영화 ‘외계+인’에서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홍콩 무협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CJ ENM


‘외계+인’은 2022년 대한민국과 1391년 고려 말의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진다. 2022년에는 인간의 몸에 수감된 외계인을 관리하는 로봇 가드(김우빈)와 썬더(목소리 김대명), 형사 도석(소지섭) 등이 서울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외계 비행체와 맞닥뜨린다. 고려 말에는 도사 무륵(류준열), 천둥 쏘는 여인 이안(김태리), 신선 흑설(염정아)·청운(조우진), 밀본 조직의 수장인 자장(김의성) 등이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다툰다. 현대와 고려시대의 두 이야기는 후반부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합쳐진다.



최 감독은 “서울 상공에 나타난 외계 비행체에서 로봇이 걸어나오고, 고려시대 주막에서 양복 입은 남자가 술을 먹다가 모자를 쓰고 걸어나가는 두 장면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외계인이 왜 지구에 오는가’를 생각해야 했는데, 문득 지구를 감옥으로 쓴다면 어떨지 생각이 미쳤다. ‘외계+인’이라는 제목은 알기 쉬운 단어에 외계인과 인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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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배우 김우빈이 6년만에 영화에 복귀한 작품이다. 사진 제공=CJ ENM‘외계+인’은 배우 김우빈이 6년만에 영화에 복귀한 작품이다. 사진 제공=CJ ENM


영화는 오락영화로서 재미에 충실하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우주 비행체와 외계인의 모습, 홍콩 무협영화를 보는 듯 현란한 액션이 눈길을 잡는다. 이야기의 흐름도 복잡한 설정에 비해 매끄러운 편이다. 하지만 많은 등장인물과 복합적 스토리를 다 설명하려다 보니 늘어지고, 캐릭터의 특징이 안 보인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최 감독은 “이런 구성으로 해야만 했다”며 “영화를 복잡하게 만들어도 관객은 본능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출연진 중에서는 6년만에 영화에 복귀한 김우빈이 주목을 끈다. 그는 썬더가 인간의 모습일 때 가드의 외양으로 변하는 설정 덕분에 1인2역을 소화하는데, 최 감독은 김우빈에 대해 “안정감이 있어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하며 “외롭지만 믿음직한 가드에 어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썬더도 변하면 김우빈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배우에게 제안하니 그 과묵한 배우가 ‘아, 그래요?’하고 호기심을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과거 시점의 출연진에게는 김태리의 총 쏘는 쾌감, 류준열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 등의 이미지를 주고자 했다.

김태리가 ‘외계+인’에서 연기한 이안은 고려시대에 권총을 쓰는 독특한 액션을 구사한다. 사진 제공=CJ ENM김태리가 ‘외계+인’에서 연기한 이안은 고려시대에 권총을 쓰는 독특한 액션을 구사한다. 사진 제공=CJ ENM


화려한 이력의 최 감독이지만 그의 오랜 꿈은 ‘멜로물 연출’이다. 최근 나름 멜로라고 구상했던 걸 주변에 이야기했다가 ‘그게 멜로야?’하는 반응을 들은 경험도 들려줬다. 그는 “사랑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며 “나만의 시각으로 멜로물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 사진 제공=케이퍼필름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 사진 제공=케이퍼필름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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